* 별점 : ★★★★ * 한줄평 : 경매는 어렵지 않다. 하지만 쉽지만도 않다. * 적용할 점 - 경매에 대한 심층학습을 해야지(시중에 나와있는 경매책 최소 10권 이상!) - 일주일에 1건 이상 모의 입찰 해보기(우리 지역 위주로)
부동산 경매는 낯설고, 두려운 분야다. 굳이 비유하자면 '복어' 같은 느낌이다. 굉장히 맛도 좋고, 건강하기도 할 것 같은데 잘못 건드리면 치명일 것 같은 존재다. 그런데 주변을 둘러보면, 부동산 경매로 부자된 사람들이 정말 많다. 유튜브에 유명한 부동산 재테크 유튜버들은 공통적으로 부동산 경매를 시작으로 부를 쌓기 시작했다. 그래서 두렵고 떨리지만, 나도 부동산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유튜브에서 이선미 님(아이디 쿵쿵나리)의 경매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경매가 생각보다 그렇게 어렵지 않고, 또 안전한 물건들이 있으므로 처음부터 차근차근 공부하고 실천한다면 괜찮을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그래 복어 요리를 내가 한다면 위험하겠지만, 숙련된 일식 요리사가 하면 멋진 한끼를 만들 수 있겠지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문제는 내가 아직 일식칼을 잡아본 적도 없는 초짜 중의 초짜라는 것이다. 칼이라고는 돈까스 자를 때나 썼지 생선 한 마리도 잡아본 적 없었던 것이다. 이럴 때는 무조건 쉬운 책부터 읽어야 한다. 영어를 유창하게 하고 싶다고 영어 원서로 된 문법책을 읽어서는 안되는 것이다. 우선은 알파벳 부터, 그리고 팝송, 디즈니 부터 봐야 거부감이 없어지고 친밀하게 접근이 가능하다. 아니, 적어도 거부감이나 두려움은 없앨 수 있다.
그래서 이 책을 선택했다. 기본적으로 이 책은 소설같다. 내용이 허구적이라는 의미가 아니라, 글의 구성이나 흐름이 막힘이 없이 시원하게 흘러간다. 그러면서도 아주 구체적인 경매 경험담과 꿀팁들이 들어있다. 잘 아는 지역부터, 쉬운 물건부터 시작하라는 저자의 조언이 위안이 되었다. 그리고 경매 실력을 늘리기 위해 카페(행크)에서 간접경험을 많이 하라는 조언이 크게 도움이 되었다.
그리고 실무에서 활용할 수 있는 각종 양식도 도움이 되었다. 예를 들어 임장활동 현장조사서라든지, 명도 확인서라든지, 명도 촉구서 같은 것들이 그렇다. 구글 스프레드시트로 만들어 놓고, 나중에 실제 활용할 일이 있을 때 써먹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무엇보다 압권은 '명도' 부분이었다. 경매를 생각하면 제일 걱정되는 부분이 아무래도 명도다. 가뜩이나 집 잃어서 속상한 채무자가 욕하거나 손찌검하면 어떡하지? 세입자가 안나간다고 버티면 어떡하지 같은 두려움이 앞서는 것이다. 그러나 경매로 낙찰받은 사람은 큰 뒷배를 갖고 있다. 국가라는 큰 형님이다. 낙찰자는 정식적인 절차를 통해 채무관계를 정리하여, '돈맥경화'가 걸린 사법(私法)관계를 나서서 문제를 해결해 준 사람이다. 그래서 국가는 공권력을 동원하여 낙찰자의 권리 행사를 도와준다. 이미 이긴 싸움을 마무리만 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낙찰자는 좀 더 여유있고 자신감있게 행동하면 된다는 점을 깨달았다.
하지만 법은 멀고 현실은 가깝다. 법대로 하기 전에 사람 사는 세상에서 원만하게 합의 하는 것이 최선이다. 법은 최후의 수단으로 사용될 때만 편리한 법이다. 그래서 합의할 때 자주 나오는 질문, 저항의 사례를 적어놓고 적절한 레파토리를 제시한 점이 아주 좋았다. 특히 '유체이탈 화법'이 압권이었다. 실제 낙찰은 내가 받았지만, 나도 사실은 회사에 소속된 직원일 뿐 사장님이 모든 것을 결정하신다는 화법이 꽤 유용할 것 같았다. 물론 실제 사례에서는 어떻게 돌발변수가 발생할 지는 모르곘지만 말이다.
아무래도 경험담 위주의 책이다 보니, 실전에 직접 활용할 수 있는 지식적인 부분은 조금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었던 이유는 구체적인 지식 획득이 아니라, 경매에 대한 두려움과 거부감을 없애는 것이었기에 이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경매라는 것은 평생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이라고 생각하고 꾸준히 공부해 봐야 겠다.
* 간접경험 (33)
카페에서 읽은 경험담들이 나에게 아주 좋은 간접경험이 되었다. 임장하는 글을 읽을 때는 마치 내가 현장에 있는 것처럼 생생하게 상상하며 읽었고, 수익률 계산표를 볼 때면 직접 계산해보면서 감각을 익혔다. 임장과 낙찰 후 물건을 해결하는 일련의 과정들이 자연스레 익혀졌고, 나도 직접 투자를 할 때가 됐다는 막연한 자신감이 생겼다.
* 잘 아는 지역부터 시작하라 (67)
경매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이라면 내가 사는 지역 또는 이전에 살았거나 익히 그 지역에 대해 알고 있는 곳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그만큼 새로운 곳을 찾는 것보다는 익숙한 곳이 더 많은 정보를 알고 있기에 접근하기가 좋은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귀를 열고 집 근처 부동산을 이웃삼아 자주 다녀보자. 그리고 내가 살고 있는 도시의 홈페이지와 지역 신문도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면 이제껏 내가 알지 못했던 우리 동네, 우리 지역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될 것이다.
* 쉬운 물건부터 시작하라 (71)
처음 경매를 하는 분들에게는 쉬운 물건을 경험하시라고 추천하고 싶다. 특수물건은 수익이 좀 더 높을지 모르지만 긴 시간이 소요되고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크다. 차라리 쉬운 물건으로 여러 개를 낙찰 받아 빠르게 자금회전을 시키는 것이, 특수물건 한 건 보다 더 나은 수익으로 돌아오기도 한다(즐겁게 투자해야 오래 할 수 있다!).
초보의 경우에는 막상 점유자를 만나도 어떻게 대화를 이끌어나가야 할지 익숙하지 않아 괜히 얼굴만 붉히는 일이 생길 수 있으니 섣불리 만나지 않는 것이 낫다. 게다가 낮 시간에는 대부분 직장일로 집이 비어있어 만나기도 쉽지 않다. 낙찰 당일은 그저 낙찰의 기쁨을 맘껏 즐기도록 하자! 이편이 정신건강에도 좋고 시간도 절약하고 여러모로 이득이다.
1. 잔금은 납부하고 오신거에요? → 잔금은 내일이라도 납부할 수 있어요. 그렇게 되면 저한테 매달 월세 내셔야 하는데 괜찮으시겠어요? 미리 협의하시고 이사날짜 잡으시면 그 때 잔금 납부하려고 합니다.
2. 이사비 2000만원 주세요 → 네 보고는 올려보겠습니다. 그런데 저희 사장님은 50만원 이상 준 적이 없는 분이세요. 그리고 강제집행을 해도 100만원이면 충분한데, 그 금액으로는 드리기가 쉽지 않을 것 같네요.
3. 법대로 하세요. 살만큼 살다가 나갈라니까 → 그러시면 어쩔 수 없이 법대로 진행할 수 밖에 없습니다. 명도 절차를 진행하면 강제집행까지 걸리는 시간은 한 달이면 됩니다. 그리고 나서 소송비용, 강제집행 비용까지 선생님께 청구하면 그 비용까지 다 내셔야 합니다.
4. 배당 받는 세입자 명도 시 → 배당금 받아서 나가셔야죠? 그러려면 저희 회사가 명도확인서랑 인감증명서를 드려야 배당금을 받으실 수 있어요. 그러려면 명도를 해주셔야 합니다. 저는 선생님을 괴롭히려는게 아니라 보증금을 다시 받으실 수 있게 도와드리는거에요.
5. 미리 이사비를 주세요. → 저희 회사 규정상 이사비는 모든 짐을 빼시고, 공과금 납부까지 확인하고 드리게끔 되어있어요.
* 직접 방수공사를 하다. (184)
처음에는 해 보지 않은 일이라 두렵기도 했다. 그리고 전문가들이 하는 영역이라 내가 과연 할 수 있을까? 라는 의구심도 들었다. 그러나 막상 파헤치고 알아보고 직접 해 보니, 정말 별 것 없었다. 방수액과 방수 시멘트를 밀가르 개듯 섞어서 외벽에는 고무 찰흙 붙이듯 붙이면 되는 거고, 내부 방바닥에는 조금 묽게 하여 붓으로 칠하면 그만이다. 이 공정을 3번만 하면 되는 것이다.
* 인테리어 시 주의점 (191)
임대용 물건은 방수나 누수 등 구조적인 부분에 더욱 신경을 쓰고 도배나 장판은 깔끔하게 수리하는 것이 좋다. 매매 목적으로 수리를 할 경우에는 주요 타깃층을 설정하고 그들이 원하는 바를 감안하여 인테리어를 하면 좋다. 물론 내 돈이 들어간 만큼 매매금액을 잘 산정해야 한다.
* 내가 낙찰받은 부동산은 나의 상품이다. 부동산 세일즈맨이 돼라. (217-218)
모든 수리가 끝나면 사진을 찍어 전단지를 만든다. 그리고는 그 전단지를 가지고 부동산에 방문한다. (+ 코팅) 그리고 50장 정도를 만들어 인근 부동산은 물론 근처 한 두 블록 떨어진 동네까지 가서 전단지를 준다. 이렇게 만들어진 전단지를 가지고 주말이나 밤에 드라이브 삼아 부동산 사무실을 돌아다니며 전단지를 나누어 준다.
* 공매의 편리성 (236)
공매는 입찰기간이 월요일 오전 10시부터 수요일 오후 5시 까지이다. 그리고 다음날인 목요일 오전 11시에 입찰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그러니 토요일과 일요일에 현장조사를 하고, 월요일부터 3일간 혹시 놓친 권리 상 문제점들이 없는지 확인해 본 후, 잠시 점심시간을 이용하여 입찰을 하면 되는 것이다.
* 기본의 중요성 : 우편물, 관리실 전화 (251)
한 번이라도 가 봤더라면, 한 번이라도 밤에 그 집에 불이 켜져 있는지 없는지를 살펴봤더라면, 우편함에 쌓여 있는 우편물들을 사전에 보기만 했더라면, 관리사무실에 전화 한 통이라도 해 봤더라면, 후회가 꼬리를 물로 이어졌지만 이미 소용없는 일이었다. 다시 한 번 기본에 충실해야 하는 이유를 절실하게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