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alue Creator

출처 : 나무위키

5일간의 추석 연휴, 그 중간 지점인 오늘 넷플릭스 신작 영화를 한 편 보았습니다. 제목은 '악마는 사라지지 않는다.The devil all the time'입니다. 영화를 보면서 느꼈던 점들을 간략하게 기록해 놓으려고합니다. 이 글이 이 영화에 대한 충분한 정보 제공의 기능을 달성했으면 좋겠습니다.

 

이 영화에 악마가 나올까?

이 영화는 내내 우중충하고 어두운 분위기에 휩싸여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전쟁에 참가한 아버지, 근친상간으로 맺어진 400명 남짓의 마을, 가학적이고 비이성적인 광신(狂信), 신앙을 빙자한 폭력과 음란, 그리고 지저분한 뒷골목 권력 다툼까지...우리가 불쾌하게 여길 수 있는 많은 요소를 가감없이 드러내고 있습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따라다니는 질문은 '그래서 우리를 떠나지 않는 악마란 무엇인가?'였습니다. 제 개인적인 결론은 '인간이 악마고, 악마가 인간이다'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종종 인간 사회에서 벌어지는 끔찍한 일들을 '악마'의 소행으로 귀인하고는 합니다. '연쇄 살인마가 사실은 귀신에 씌여서 정신착란이 온 것이다', '세상에 이런 악한 일이 있다니, 이건 다 악한 영의 소행이다'라고 책임을 전가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렇게 해야만 인간인 우리가 스스로 존엄하다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인간은 원래 악하고, 다만 악한 존재인 악마가 우리의 본성을 자극하여 범죄하게 할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인간은 자유의지를 갖고 있습니다. 그 의지를 악하게 활용할 수도 있지만, 선하고 의롭게 선용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악마는 사라지지 않습니다. 인간이 사라지지 않는 한, 악마도 존재하고 인간의 본성을 악용하기 위해 끊임 없이 시도할 것입니다.

 

이처럼 이 영화는 인간의 본성에 대해서 끊임없이 질문합니다. 인간이 어떤 존재인지, 인간이 믿는 신앙이라는 것은 어떻게 기능하는지, 그리고 인간은 어때야만 하는지에 대해서 스스로 생각할 수 있도록 물어봅니다. 그런 면에서 이 영화는 조금은 무겁고 머리 아픈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가볍게 추석에 가족들과 둘러앉아 볼 수 있는 영화는 아닌 것 같습니다. 

 

휘황찬란한 면면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할리우드 스타들이 많이 나온다는 면에서 분명히 눈요기할 수 있는 매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스파이더맨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톰 홀랜드 부터, 최근 영화 <테넷>에서 닐 역할로 출연한 로버트 패틴슨까지...관객들의 시선을 한 눈에 사로잡는 배우들이 많이 나옵니다.

 

선입견이 무섭다고, 톰 홀랜드를 스파이더 맨으로 접한 저는 그를 어린 아이 정도로 취급하는 실수를 저질렀던 것 같습니다. 이 영화에서도 톰 홀랜드(아빈)은 십대 후반 또는 20대 초반의 앳된 남자아이 역할을 맡아 연기합니다. 그럼에도 충분히 성숙하고 매력있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악마들과 싸우는 아빈 역할을 충분히 잘 해내었다고 생각했습니다. 지난 번 보았던 영화, <익스트랙션>에서의 크리스 헴스워스처럼 톰 홀랜드도 마블의 세계관에서 조금씩 벗어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반면 로버트 패틴슨의 연기도 뛰어났습니다. 시골 교회에 부임한 거만하면서도 타락한 목사의 역할을 잘 해냈습니다. 영화를 보는 이라면 누구라도 싫어할 정도로 악역을 빼어나게 잘 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서도 우리 나라의 몇몇 목사들(목사라고 부르고 싶지도 않은....)이 생각났습니다. 정말 신앙이란 무엇일지, 또 무엇이어야 하는지에 대해서 생각하게 만든 좋은 연기였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이 영화를 보고자 하신다면, 생각을 많이 할 작정을 하시고 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인간의 본성과 신앙에 대한 질문을 하게 될 테니까요. 그냥 킬링 타임용 영화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한번쯤은 꼭 보아야 할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Value 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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