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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영화를 꽤 좋아한다. 특히 감동적인 실제 이야기를 영화로 재해석한 영화들을 좋아한다. 그런 면에서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영화를 좋아한다. 그의 이야기는 언제나 사실을 담담하게 그려내면서도, 그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의 이야기를 감동적으로 드러내주기 때문이다.

'설리:허드슨 강의 기적' 또한 그런 영화다. 2009년 초엽에 일어났던 실제 사건을 배경으로 감독은 '희망'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 같다.


영화의 줄거리

영화는 주인공이 악몽을 꾸면서 시작한다. 주인공은 45년 경력의 비행기조종사 설리다. 그는 어릴 적 부터 비행기를 운전했었고, 공군에 입대해 파일럿으로 근무했다. 그는 어떤 상황에서도 당황하지 않고 능숙하게 비행기를 조종할 수 있는 실력있는 파일럿이었다. 그러던 그에게 2009년의 비행은 평생 잊지 못할 사건이었다.

뉴욕을 출발해 샬럿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155명의 승객이 탑승했다. 설리는 여느때 처럼 비행기를 띄워 목적지로 향하고 있었다. 아름다운 뉴욕의 모습을 감상하던 것도 잠시, 갑작스럽게 새떼가 날아들고 비행기 날개 아래에 있는 엔진 두 개를 모두 망가뜨리고만다. 여러가지 방법으로 엔진의 기능을 회복하려고 시도했음에도 불구하고, 엔진은 가동되지 않았다. 어떻게 해서든지 비행기를 안전하게 착륙시켜야만 했다. 설리는 지면으로부터 850미터 밖에 떠 있지 않은, 155명이 탑승하고 있는 비행기를 안전하게 착륙시켜야만 했다.

설리는 관제탑과 비상교신을 시도했다. 그러나 관제탑은 가장 가까운 공항으로 회항할 것을 권했다. 그러나 설리는 직관적으로 그 공항들까지 비행할 수 없음을 깨닫는다. 만약 그 공항들까지 회항하다가는 비행기 승객들 뿐 아니라 도심 한 복판에 추락한 비행기로 인해 시민들의 생명까지 위험할 수 있음을 예상한다. 그리고 설리는 과감하고도 침착하게 결단한다. '허드슨 강으로 착수한다.'

설리는 45년의 비행경력을 자산으로 삼아 안전하게 허드슨 강에 비행기를 내려앉힌다. 그 과정에서 많은 승무원들은 당황하지 않았다. 오히려 각자가 해야 할 임무를 침착하고도 정확하게 해냈다. 승객들을 안심시키고, 비상착륙에 대비해 머리를 숙이도록 하는 등 안전수칙을 반복적으로 숙지시켰다. 승객들도 혼란을 야기하거나 이성을 잃지 않았다. 승무원들의 안내에 침착하게 따랐다. 기장, 승무원, 승객까지 그 누구도 책임을 회피하거나 게을리하지 않았다.

물 위에 비상착수한 비행기는 서서히 물 속으로 가라앉기 시작했다. 승객들은 비행기의 출입구를 떼어냈고, 비상보트를 펼쳐 한 명씩 보트에 미끄러져내려갔다. 그 과정에서 독단적인 행동으로 육지까지 수영을 하려고 시도했던 사람도 있었다. 그러나 헤엄쳐가는 도중, 현명하지 못한 판단임을 깨닫고 다시 돌아오기도했다.

비행기가 물위에 미끄러져내려앉는 비현실적인 모습을 목격한 강변의 사람들은 하나둘 씩 몰려들기 시작했다. 강 위에서 여객선을 운영하던 사람들이 비행기 주변으로 신속하게 접근했다. 뉴욕 경찰도 헬기를 동원해 승객들을 구조했다. 그 과정에서 승무원과 기장은 단 한명도 먼저 내리지 않았다. 끝까지 비행기를 지켰고, 승객을 지켰다. 물이 허리춤까지 차 오는 와중에도 설리는 비행기 끝까지 헤치고 들어가 혹시 모를 단 한명의 승객까지 찾았다. 그리고 기장실에 들어가 기장 업무일지를 챙기고 마지막으로 구명보트에 몸을 내던졌다. 구조하기 위해 비행기에 접근한 여객선에 마지막으로 몸을 실은 것도 기장인 설리였다.

이렇게 성공적으로 설리는 155명의 승객을 구조해냈다. 허드슨 강에 착수하는 초강수를 두면서 수많은 생명을 살려낸 설리는 순식간에 미 전역의 영웅으로 급부상했다. 설리의 가족이 살고 있는 고향에는 언론이 구름떼처럼 몰려들어 사생활을 위협하기 시작했다. 사고조사위원회에서는 설리의 선택이 오히려 승객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무리한 결정이라는 주장을 펼치며 공격해왔다. 컴퓨터 시뮬레이션과 엔지니어들의 연구결과를 들며 공항으로 회항했어야 함을 입증하려했다. 그 과정에서 설리는 자신의 선택이 틀린 것은 아니었을지 의심하기 시작한다.

청문회에서 사고조사위원회 위원들은 시뮬레이션 영상을 통해 설리의 선택이 무리한 것임을 주장한다. 새떼로 인한 엔진고장 즉시 회항했더라면, 굳이 물 위에 착수하지 않더라도 안전한 공항으로 비상착륙할 수 있었음을 입증한 것이다. 그러나 설리는 시뮬레이션에는 '인적 요인'이 배제되어있음을 지적했다. 이에 위원들은 새떼 충격 이후 35초의 시간 간격을 두고 회항하는 시뮬레이션을 시도한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시뮬레이션은 실패하고, 위원들은 세때충격즉시 회항하는 시뮬레이션조차 17번의 연습 끝에 성공한 것임을 자백한다. 이로서 설리와 그 동료들은 누명을 벗고 진정한 영웅으로 인정받으며 영화는 끝나게 된다.

영화를 통해 느낀 점들

1. 현명한 선택과 그 영향력에 대해서.
2008년 미국 금융위기로 인해 미국 사회에는 패배의식이 가득했다. 탐욕과 무절제가 빚은 경제충격이었기 떄문에 미국인들은 자학적일정도로 스스로를 책망하면서 우울감에 시달렸다. 충격적인 2008년이 지난 2009년 초 매서운 겨울 뉴욕에서 일어난 이 기적적인 일 때문에 미국인들은 더이상 충격과 절망이 아닌 희망과 재기의 의지를 다지게된다. 즉, 허드슨강의 기적은 155명만 살린 것이 아니라 미국 전체에 희망의 메세지를 전해 미국인 전체를 살린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단 한명의 현명한 선택이 수많은 사람을 살린 것이다.

이 영화를 보면서 도저히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사건이 있다. 바로 '세월호'사건이다. 세월호는 2010년대 우리 역사에 있어서 잊을 수 없는 사건이다. 수 많은 국민들이 남해 깊은 물 속에 빠져 희생되었다. 그 과정에서 선장과 승무원들은 승객을 뱃속에 남겨둔 채 자기 생명을 구하기위해 도망치기바빴다. 영화속 설리와 그 동료들과 사뭇 대조되는 모습이었다. 이기적인 선택과 책임회피가 뱃속의 수많은 생명을 희생시켰다. 나아가 모든 국민들의 마음에 큰 상처를 남겼다.

오늘 내가 내리는 선택이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물론 그 영향력의 범위와 크기는 다를 수 있다. 그러나 그 선택이 현명한 것이라면, 다른 사람들에게 이익이 되고 공동체를 살리는 선택일 것이다. 반면 이기적이고 우둔한 것이라면, 다른 사람들에게 불이익이되고 공동체에 해를 끼치는 것일 것이다. 아무리 사회가 변한다고 하더라도 변하지 않는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책임, 희생, 근면 같은 가치들은 분명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존중받는 가치일 것이다.

2. 옳은 일을 하고도 의심받고 고통받을 수 있다.
설리는 155명의 생명을 살려냈다. 그 동료들도 그 일에 직간접적으로 동참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의심받고, 그 가족들도 힘든 시간을 보낸다. 참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잘못한 것도 없는데 힘든 일을 겪는다는 것이 이해되지 않을 수도 있다.

내 의도와 달리, 나의 행동은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상처를 줄 수도 있다. 그래서 의심받고, 고통받을 수 있다. 세상은 내가 알 수 없는 일들로 가득차있기 때문이다. 또 내가 할 수 없는 일들 또한 나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주님을 믿는 제자로서, 내가 가질 수 있는 그리고 가져야하는 태도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을 행하는 것을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하나님의 뜻이면 선을 행하다 고난을 당하는 것이 악을 행하다 고난을 당하는 것보다 낫습니다. (벧전3:17, 우리말성경)' 성경에서도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음을 이야기하고 있고, 그 때에도 포기하지 말 것을 권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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