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alue Creator

어느 독재자가 다스리는 나라가 있습니다. 느낌으로는 동유럽계 같습니다. 그의 앞에는 손자가 있습니다. 그가 아이스크림을 먹고 싶다고 합니다. 할아버지의 권력보다 아이스크림 먹는게 더 중요하다고 합니다. 할아버지는 손주에게 자기 권력을 보여줍니다. 전화 한 통으로 전국의 전기를 차단하고 공급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손주에게 전화를 넘겨주며 손주로 하여금 불을 켜고 끄게끔 합니다. 그러다가 갑자기, 상대편의 대답이 없어지고 총성과 포성이 울리기 시작합니다. 혁명의 시작입니다.

 

다음 날 아침, 독재자의 두 딸과 아내가 외국으로 망명합니다. 손주는 독재자를 따라 궁으로 돌아갑니다. 궁으로 돌아가다 혁명 행렬과 마주쳐 급하게 도망칩니다. 그 과정에서 비서관은 총에 맞아 죽고, 운전기사는 도망칩니다. 독재자와 손주는 도둑질을 하고, 협박을 통해서 서민들의 옷을 빼앗습니다. 기타를 훔쳐서 방랑 시인이라고 속입니다. 손주에게는 자신을 더이상 폐하라고 부르지 말라고 합니다. 돼지와 소의 우리에서 지냅니다. 추위에 몸을 떨며 박스를 이불삼아, 옷 삼아 지냅니다. 한순간에 거지가 되어버립니다.

 

도피 행렬을 겪으며 독재자는 많은 경험을 합니다. 월급을 받지 못해서 피난민의 돈을 빼앗는 군인, 군인들의 총부리 앞에 자기 성을 바칠 수 밖에 없었던 여인, 자기 아내를 떠나 민주화 운동을 하다가 정치범으로 복역 후 집에 돌아왔으나 재혼한 여인 등...자기 독재 때문에 삶이 망가진 수 많은 사람들을 마주합니다. 그때그때 동행자를 번갈아 가면서 떠돌아 다닙니다. 그러다가 정치범들이 탄 트럭에 올라타 전국을 떠돕니다.

 

그러면서도 독재자는 이 나라를 떠나기 위해 아내로 추정되는 인물과 바다에서 접선하기로 합니다. 몰래 망명하는 것이죠. 그러다가 주변 사람들의 눈에 띄어 바닷가에서 생포됩니다. 이미 그의 목에는 수억원의 현상금이 걸려 있는 상태였습니다. 그를 총살하려는 군인들 앞에, 아들을 정치범으로 잃은 어머니가 나타나 손주의 목을 메달아 독재자에게 고통을 주어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때 어떤 피해자가 또 나타나 그를 화형해야 한다고 하고, 또 누군가는 목을 쳐야 한다고 합니다.

 

독재자(손주)와 함께 방랑하던 어떤 한 정치범이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이 사람을 이렇게 죽이면, 우리의 역사는 복수의 역사가 된다고 말이죠. 그를 법의 심판을 받게 해야지, 사적 복수로 처단해서는 안된다고 말이죠. 일견 맞는 말이것 같으면서도, 생각을 많이 하게 만드는 말이었습니다. 결국 독재자가 죽었는지 아닌지는 알 수 없습니다. 다만 손주가 바닷가에서 자기 몸에 맞지 않는 코트를 입고 춤추는 모습으로 영화는 끝이 납니다. 정치범이었던 한 노인의 기타소리에 몸을 맡긴채 말이죠.

 

한편 영화는 전반적으로 느리게 진행됩니다. 전반적으로 황폐한 나라의 모습이나, 굶주리고 가난한 백성의 모습이나 아주 쓸쓸하게 그려집니다. 독재자와 그 일가족, 추종자만이 부유하고 행복한 삶을 살아갑니다. 국민들의 행복을 뺏어서 독재자와 그 가족들만 배부르게 살아가는 것이었습니다. 

 

정치가 삶을 바꿀 수 없다는 생각을 많이들 합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내가 찍는 표 하나가 모여서 결국 나라의 미래를 결정합니다. 정치에도 관심을 많이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공유하기

facebook twitter kakaoTalk kakaostory naver 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