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alue Creator

영화의 줄거리

볼티모어 십대들에게 최고의 인기를 끌고 있는 ‘코니 콜린스 쇼’. TV 댄스쇼에 출연해 최고의 댄싱퀸인 ‘미스 헤어스프레이’가 되는 것이 꿈인 슈퍼 헤비급 몸매의 ‘트레이시(니키 블론스키)’는 한껏 부풀린 최신 유행 헤어스타일을 하고 언제 어디서든 유쾌! 상쾌! 통쾌한 성격을 잃지 않는다. 어느 날, 새로운 멤버를 영입하기 위한 ‘코니 콜린스 쇼’의 공개 오디션이 열리자, 트레이시는 쭉쭉빵빵 S라인 미녀들이 판치는 댄스쇼에서 그녀가 주눅들까 걱정하는 엄마 ‘에드나(존 트라볼타)’를 뒤로 하고 자신의 꿈을 위해 당당히 오디션에 참가한다. 친구 ‘시위드(엘리아 켈리)’와 ‘페니(아만다 바인즈)’의 도움으로 슈퍼 헤비급 몸매를 자유 자재로 움직이는 수준급 댄스를 선보인 ‘트레이시’는 드디어 ‘코니 콜린스 쇼’에 입성한다. 그러나 볼티모어 TV 방송국 매니저이자 전 미스 볼티모어로 아름다운 외모가 곧 권력임을 강조하는 엉뚱한 악녀 ‘벨마(미셸 파이퍼)’와 그녀의 딸인 백치미 공주병 ‘앰버(브리타니 스노우)’에게 끔찍한 몸매에 숏다리인 ‘트레이시’는 눈엣가시이다. 그녀는 온갖 방해 공작을 벌이는 ‘벨마’와 ‘앰버’ 모녀에 맞서 볼티모어 최고의 댄싱퀸을 뽑는 ‘미스 헤어스프레이’ 선발 대회에 참가하는데.... 천방지축 슈퍼걸 ‘트레이시’는 과연, 꽃미남 꽃미녀들의 틈바구니에서 ‘미스 헤어스프레이’가 되는 기적을 이룰 수 있을까?

 

영화를 보며 느낀 점들

어두운 사회를 바꾸는 밝은 음악

영화의 배경이 되는 1960년대는 참 모호한 시기입니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나 참전 군인들이 돌아와 미국 경제의 한 축을 이루고 있는 시기입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그들의 자녀들이 태어나 전후 세대를 구성하고 있기도 합니다. 그래서 전쟁을 경험한 보수적인 부모님 세대와 자유분방한 자녀 세대의 갈등이 1960년대 미국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에 자주 등장합니다.

 

이 영화의 배경도 1960년대 입니다. 이 영화에서는 세대간 갈등보다는 흑인과 백인간의 갈등을 집중해서 조명합니다. 사실 영화의 전면에 흑백갈등이 드러나는 것은 영화가 중반을 향해 갈 때에야 드러납니다. 영화의 초반에는 주인공 트레이시가 춤과 노래를 좋아하여 꿈을 향해 노력하는 개인적인 성장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그러나 그녀가 방과후 수업을 들으먀 흑인 친구들과 친분을 쌓는 순간부터 영화의 주제와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합니다.

 

우리가 '현대'라고 칭하는 1960년대에서 여전히 흑백분리가 사회 전체적으로 만연해 있었습니다. 심지어 십대들이 좋아하는 '코니 콜린스 쇼'에도 한달에 딱 한번만 '흑인의 날'이 있을 정도였으니 말이죠. 노골적인 흑인 차별이 만연했던 당시 시대상이 놀라웠습니다. 그러면서도 어느정도 수긍할 수도 있었습니다. 2020년에도 'I can'y breathe'를 외치며 죽어간 흑인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영화는 이러한 인간 사회의 어두운 면을 노래와 춤, 그리고 평등과 사랑이라는 주제로 밝게 풀어냅니다. 차별보다는 연대를 이야기하는 영화의 주제의식과 전달방식이 인상깊었습니다. (Not Segregation but Integration)

 

꽤 잘 어울리는 '엄마' 존 트라볼타

이 영화에서 존 트라볼타는 주인공 스테이시의 '엄마'역할로 등장합니다. 위 사진에서 보는 것 처럼 여장을 한 엄마의 모습입니다. 존 트라볼타의 이미지는 왠지 모르게 강인한 남성의 이미지인데, 이렇게 중년 여성의 모습으로도 등장하니 색달랐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존 트라볼타는 중년 여성의 연기, 그리고 한 아이를 사랑하는 어머니이자 남편을 사랑하는 순수한 아내의 연기 또한 굉장히 잘 해서 놀랐습니다. 물론 영화 자체가 뮤지컬 영화이다 보니 좀 더 극적이고 오바하는 듯한 연기를 해야 해서 크게 부담없이 볼 수 있엇던 것 같기도 합니다.

 

영화의 마지막 즈음에서는 모든 등장인물이 나와 축제의 대미를 장식하는 것처럼 춤을 추는 장면이 있었습니다. 이 장면 중 존 트라볼타가 아주 멋지게 춤을 추는데, 마치 우마 서먼과 <펄프 픽션>에서 취었던 것과 같이 멋진 모습이었습니다. 뜻밖의 영화에서 재치있게 연기를 하는 존 트라볼타를 보니 신기했습니다.

 

주인공 같은, 주인공 아닌, 주인공

이 영화의 주인공은 '트레이시'입니다. 그리고 주인공의 친구, 라이벌, 선생님 등 수많은 인물들이 등장합니다. 영화의 초반에는 트레이시가 '미스 헤어스프레이'라는 대회에 도전하는 것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그런데 위에서 설명한 것 처럼 영화의 주제가 미인대회에서 흑백차별로 전환됨에 따라서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습니다.

 

흑인과 백인간의 갈등, 그리고 백인이 흑인들에 대해서 가하는 체제적, 사실상의 불이익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영화의 주인공이 누구인지에 대한 혼란이 발생했습니다. 점차 트레이시의 역할이 줄어들기 시작하더니, 결과적으로 미스 스프레이가 되는 사람은 트레이시가 아닌 제3의 인물이 됩니다. 그래서 스토리 라인으로는 조금 아쉬운 점이 있었습니다.

 

1960년대 흑백갈등, 남성 중심의 사회문화를 비판하고 '평등한 사회'를 꿈꾼다는 주제에는 공감이 되었지만, 그것을 표현하는 이야기의 힘에는 조금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Value 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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