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폭력에 대한 드라마를 본 것은 거의 처음이었던 것 같다. 사실 드라마의 제목만을 놓고 보면, 학교폭력을 다루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는 힘든 제목이다. 드라마의 초반에 학교폭력 장면을 굉장히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그래서 왜 주인공인 동은이 십여년이 지난 현재까지 복수를 할 수 밖에 없는지 개연성을 부여한다. 또 이 드라마는 학교폭력에 대한 대중들의 인식을 돌아보게 만든다. 학교폭력이 단순히 십대 시절의 치기어린 장난이나 실수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학교 폭력은 단순히 청소년 사이의 장난이 아니다. 학교 밖에서의 재력, 권력, 영향력이 그대로 학교 안에서 재현되는 것이다. 그래서 동은이 연진의 아이가 다니는 초등학교에 처음 부임하면서 하는 '선언'이 의미심장하게 느껴진다. 동은이 담임으로 있는 한, 부모의 재력, 권력, 영향력이 절대로 발붙이지 못할 것이라는 선언을 하기 때문이다.
드라마 속에는 동은 이전에 연진 무리에게 괴롭힘을 당하여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윤소희'라는 아이가 등장한다. 동은은 우연치 않게 소희의 죽음을 목격하고, 추락한 소희의 손에 있던 연진의 이름표를 발견한다. 그리고 이 이름표를 근거로 연진이 소희를 죽였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드라마 속 동은의 주장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동은이 연진의 이름표를 근거로 자기를 성추행했던 손명오를 죽음에 이르게 했기 때문이다. 사실 손명오의 죽음도 불확실하다. 연출상 연진이 손명오를 죽게 만들었고, 연진 발의 상처가 그 증거인 것 처럼 묘사된다. 하지만 이는 반전을 위한 장치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즉 동은이 복수를 위해 윤소희의 시신과 이름표를 활용한 것일 수도 있다.
시즌 2에서는 윤소희가 정말 죽은 것인지, 그리고 그 죽음에 정말 박연진이 개입된 것인지가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있다. 또 박연진과 전재준의 사이에서 태어난, 그러나 하도영의 아이라고 알려진 아이로 인해 어떻게 이야기가 전개될 지 궁금하다. 그리고 동은의 연인이자 바둑선생님, 그리고 살해 피해자이면서 복수를 꿈꾸는 주여정의 복수극은 어떻게 마무리 될지, 또 동은의 숨은 조력자이자 의뢰인인 현남과의 관계도 중요한 이야기의 동력으로 남아있다. 오랜만에 <친절한 금자씨> 같은 농도 짙은 복수극을 보게 되어 즐거웠다. 시즌 2가 3월에 공개된다고 하니 그 때 다시 살펴보아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