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alue Creator

 

 
* 별점 : ★★★★☆
* 한줄평 : 어떤 비즈니스는 때때로 감동을 준다.
* 적용할 점
- 환경을 진짜 생각하고 보호하자.
- 한 번 싸게 사서 버리는 물건 보다는 비싸더라도 오래 쓸 수 있는 것을 사자.
- 한 번 산것은 버리기 보다 무료 나눔이라도 다른 사람과 공유하자.(재활용은 가장 급진적인 환경보호)

 

언제부터인가 사람들이 많이 입고 다니는 옷을 발견했다. 색상이 약간은 우중충 한 것도 있고, 밝은 것도 있고 종류가 다양했다. 옷의 형태로만 보면 정장을 비롯한 정형적인 스타일의 옷은 아니었다. 오히려 아웃도어를 지향하면서도 편안하고 일상생활에서도 계속 입을 수 있는 옷 스타일이었다. 무엇보다 로고가 굉장히 이뻤다. 그 로고엔 'patagonia'라는 이름이 이쁜 폰트로 써 있었다. '아 파타고니아라는 브랜드구나' 이것이 내가 파타고니아를 처음 만나게 된 계기이다.

 

그러다가 우연히 인터넷 서점에서 다시 파타고니아를 발견했다. '파타고니아 - 파도가 칠 때는 서핑을' 이라는 제목의 책이었다. 무엇보다 책의 부제라고 할 수 있는 '파도가 칠 때는 서핑을'이라는 표현이 감동적이었다. 이 문구가 나에게는 이런 의미였다. '인생을 살아가다 보면 힘든 일이 많지만, 그럴 때 오히려 즐기고 극복하려는 자세가 중요하다.' 비행기가 하늘을 날려면 오히려 바람이 적당히 불어야 한다. 무풍지대에서는 비행기가 나는 것이 더 힘들다. 마찬가지로 인생을 살 때도 무사태평 할 때는 성장도, 발전도, 성취도 없다.

 

그렇게 내 마음 속에 '파도가 칠 때는 서핑을'이라는 문구가 자리잡았다. 그러다가 문득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렇게 이 책을 읽었다. 내 삶에 파도가 치고 있기 때문이었을까? 글쎄, 인생이라는 것 자체가 파도의 연속이기에 아니라고 부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파도에도 파고가 있듯 더 이상 이 문장의 의미를 파악하지 못한 채 살아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이 책은 파타고니아의 창업자 이본 쉬나드가 어떻게 사업을 시작했고, 키워나갔으며, 어떤 회사를 만들기 원하는지 기재한 책이다. 즉 창업자의 사명 선언문이자, 사업 설명서이고, 세상 사람들에게 환경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교과서이기도 하다.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어있는데 첫 번째 파트에서는 파타고니아의 역사를, 두번째 파트에서는 파타고니아의 각종 철학이 기재되어 있다.

 

결론적으로 이야기하면, 나는 '파도가 칠 때는 서핑을'이라는 책의 제목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게 되었다. 그것은 파타고니아의 근무 방침이라고 할 수 있다. 이본 쉬나드의 노동관은 '삶을 위해 즐거운 일을 하고, 일이 즐거워야 삶이 즐거워 진다'고 요약할 수 있다. 자연 속에서 자연과 교감하면서 살아가는 삶이 이본 쉬나드가 꿈꾸는 삶이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등산 용품을 만들어 '쉬나드 이큅먼트'라는 회사를 만들었다. 사업 영역이 의류 용품으로까지 확장되며 럭비 셔츠, 신칠라 플리스, 스탠드업 팬츠 등 우리가 '등산 복장'이라고 하는 전형적인 용품을 생산, 판매하는 회사가 된 것이다. 즉, 즐기려고 시작한 일을 즐기면서 하고자 하는 태도가 '파도가 칠 때는 서핑을'이라는 문구에 담겨 있다.

 

이러한 '덕업일치'의 사례는 꽤 많다. 게임이 좋아 시작한 게임회사가 크게 성장했다는 등의 스토리가 그 사레이다. 하지만 파타고니아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간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더 오랫동안 하기 위해서는 '지구를 지키는 일'이 필수적이라고 깨달았기 때문이다. 즉, 단순히 옷을 만들어 팔면서 서핑, 등산, 스키를 타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다고 자각한 것이다. 그래서 파타고니아의 사명은 '우리는 우리의 삶의 터전, 지구를 되살리는 일을 위해 사업을 합니다.'이다. '지구가 목적, 사업은 수단'이라는 문구도 같은 맥락이다. 그래서 파타고니아는 매출의 1%를 자진해서 '지구세'로 환경단체에 후원한다. 영업이익이나 순이익이 아닌 매출액의 1%를 낸다는 것은 엄청난 결단이다. 돈이 되든 안되든 환경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자세를 공언한 것이기 때문이다.

 

돈이 되는 일은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러나 지구를 지키고 미래를 지키기 위해 돈을 포기하는 일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용기가 필요하다. 그래서 파타고니아의 철학, '파도가 칠 떄는 서핑을'이라는 문구는 감동적이고, 이 시대에 주는 울림이 크다. 과도한 성장을 지양하고, 자연적 성장을 지향하되 내가 만들고 살아가는 삶이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꼼꼼히 파악하는 삶. 감동적이고 도전이 되는 삶이다. 이본 쉬나드는 단순히 사업가가 아닌, 철학자라는 생각을 했다. 비즈니스 도서인 줄 알았지만 환경 서적이자 철학서라는 느낌을 받았다.

 

나도 환경을 보호한다고 하지만, 과연 정말 환경을 얼마나 생각하는지 꼼꼼히 따져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먹는 햄버거, 육류 등이 환경을 파괴하는데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닌지 더 생각해야겠다. 그리고 내가 살아가는 터전 지구를 어떻게 하면 지킬 수 있는지 좀 더 고민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파도가 칠 때는 서핑을, 거대한 기후위기에 맞서 노력해야겠다.

 

 

* 스스로 파멸하는 인류 (22)

종은 진화하고 소멸한다. 제국은 발흥한 뒤에 분열된다. 기업은 성장한 뒤에 약해지고 망한다. 거기에 예외는 없다. 이런 것들은 나를 고통스럽게 하지 않는다. 하지만 인간의 잘못으로 멋진 생물들과 귀중한 토착 문화가 완벽하게 파괴되는, '여섯 번째 대멸종'의 목격자가 된다는 것은 견디기 힘든 고통이다. 특히 인간이라는 종이 처한 곤경을 바라보는 일은 나를 슬프게 만든다. 우리에게는 스스로의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없는 것 같다.

 

 

 

* 파타고니아의 디자인 원칙 : 단순성 (53)

디자인에 있어서 우리의 지침은 프랑스의 비행사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의 사상에 바탕을 두었다.... 항공기뿐 아니라 사람이 만드는 모든 것이 마찬가지이다. 사람이 하는 모든 산업 활동, 모든 계산과 추정, 사람들이 초안을 만들고 청사진을 그리는 데 보낸 모든 밤들은 하나의 원리로 수렴된다. '단순성'이라는 궁극의 원칙으로, 가구의 곡선이나 배의 용골이나 비행기의 동체를 다듬는다고 생각해 보자. 장인 정신을 담은 수 세대에 걸친 실험을 통해, 인간의 가슴이나 어깨의 곡선과 같은 궁극의 자연스러움을 드러내야 한다는 법칙이 존재하기라도 하는 것처럼 그 일에 임해야 한다. 어떤 것이든 완벽은 더 이상 더할 것이 없을 때가 아니라 더 이상 뺼 것이 없는, 무엇 하나 걸치지 않은 적나라한 상태에 이를 때에 달성된다.

 

 

* 돈 보다는 환경 보호를 택하다 (64)

1970년 쉬나드 이큅먼트는 미국 최대의 등반 장비 공급업체가 되었다. 그것은 환경 파괴의 장본인이 되는 길의 시작이기도 했다. ... 연약한 크랙에 경강 피톤을 반복적으로 박아 넣고 빼낸 덕분에 암벽은 흉하게 망가졌다. ... 프로스트와 나는 피톤 사업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우리가 수년에 걸쳐 밟게 될 환경보호를 향한 발걸음의 시작이었다. 피톤은 우리 사업의 중추였지만 그 사업으로 인해 우리가 사랑해 마지않는 암벽들이 훼손되고 있었다.

 

 

* '파타고니아'의 등장 (78)

 

토론 중에 파타고니아라는 이름이 등장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파타고니아는 팀북투나 샹그릴라와 같이 지도상의 특정한 장소라기보다는 아득하고 흥미로운 이상향을 의미했다. 당시에는 특히 더 그랬다. 카탈로그의 소개말에 "피오르로 이어지는 빙하, 바람에 흔들리는 들쭉날쭉한 봉우리, 가우초, 콘도르"라는 글귀를 쓰다가 파타고니아가 떠올랐다. 우리는 험준한 남부 안데스와 케이프 혼의 환경에 맞는 의류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했다. 그런 목표를 가진 우리에게 잘 어울리는 이름이었고 어떤 언어로도 발음이 가능했다. 1973년, 진짜 파타고니아와의 강한 연계를 위해 폭풍우가 몰아치는 하늘, 피츠로이산(FitzRoy Mt.의 스카이라인을 기초로 한 삐죽삐죽한 봉우리, 푸른 바다가 있는 상표를 만들었다.

 

* 이본 쉬나드의 사업 철학 (85)

난 정말 사업가가 되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사업가가 되려면 좋은 명분들이 필요했다. 다행히 나에게는 사업을 확장하더라도 절대 놓치고 싶지 않은 것이 있었다. 일은 늘 즐거워야 한다는 점이다. 일터로 오는 길에는 신이 나서 한 번에 두 칸씩 계단을 겅중겅중 뛰어올라야 한다. 내키는 대로 자유롭게 입고 심지어는 맨발로 일하는 동료들에 둘러싸여 있어야 한다. 유연한 근무로 파도가 좋을 때는 서핑을 하고 함박눈이 내리면 스키를 타고 아이가 아플 때는 집에 머물면서 아이를 돌볼 수 있어야 한다. 일과 놀이와 가족의 구분을 모호하게 만들어야 한다. 기존의 규칙을 버리고 나만의 시스템이 돌아가게 만드는 창의적 경영은 나에게 큰 만족감을 주었다.

 

 

* 파타고니아의 사명 (134)

"최고의 제품을 만들되 불필요한 환경 피해를 유발하지 않으며 환경 위기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해결 방안을 실행하기 위해 사업을 이용한다"라는 사명 선언(2019년에 "우리는 우리의 터전, 지구를 되살리기 위해 사업을 합니다."로 변경)에 따라 살기 위해 우리가 노력하는 과정이 우리 이야기의 전부이다.

 

 

* 기능이 디자인과 소재를 결정 (145)

산업 디자인의 첫 번째 수칙은 물건의 기능이 디자인과 소재를 결정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파타고니아의 모든 디자인은 기능적 필요에서 시작한다. 방한용 내의는 수분을 흡수하고 피부가 숨 쉬게 하며, 빠르게 건조되어야만 한다. 등산 재킷은 방수 기능이 있고 팔 움직임이 편해야 하며 땀을 내보내는 통기성이 있어야 한다. 반드시 기능이 형태를 좌우해야 한다.

 

 

 

* 행동을 통해서 배우는 기업가의 길 (198)

새로운 아이디어나 프로젝트를 다루는 데는 다양한 방법이 있다. 보수적인 과학적 경로를 택한다면 문제를 머릿속에서 혹은 서류상으로만 고려할 것이다. 실패의 가능성이 없다는 확신을 얻을 때까지 말이다. 그렇지만 이런 방법은 시간이 너무나 많이 걸리고 그 사이 당신은 경쟁자에 의해 시장에서 밀려난다. 기업가적 방법은 일단 한 발을 내딛는 것이다. 만족스러우면 다시 한 발을 더 내딛고 그렇지 않다면 물러선다. 행동을 통해서 배우는 것, 그것이 더 빠른 길이다.

 

 

 

* 우리의 목표는 큰 회사가 아니라 최고의 작은 회사다 (264)

우리는 큰 회사가 되기를 바란 적이 없다. 우리는 최고의 회사가 되기를 원하며, 최고의 대기업보다는 최고의 작은 회사가 되기 위해 노력한다. 이를 위해서는 자제력을 발휘해야만 한다. 다른 부분의 성장을 위해서 회사 한 부분의 성장이 희생될 수 있다. 이런 '실험'의 한계가 무엇인지 명확히 알고, 그 한계 밖으로 빨리 확장해 나갈수록 우리가 원하는 유형의 회사는 더 빨리 사라진다는 것을 염두에 두면서 그 한계에 맞추어 사는 것도 중요하다.

 

 

* 파도가 칠 때는 서핑을 - 파타고니아의 근무시간 정책 (278)

우리의 정책은 다른 사람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 한 언제나 유연한 근무를 보장한다는 것이다. 서핑에 매진하는 사람은 다음 주 화요일 오후 2시에 서핑을 하러 가는 계획을 잡는 게 아니라 파도와 조수와 바람이 완벽할 때 서핑을 간다. 스키는 습기가 없는 가루눈이 올 때 타러 간다. 좋은 시기를 놓치지 않으려면 언제든 바로 나설 수 있는 근무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 이런 생각이 '파도가 칠 때는 서핑을'이라는 이름의 근무시간 자유 선택 정책으로 자리잡았다. 직원들은 이 제도를 활용해 좋은 파도를 잡고, 오후에 마음껏 암벽을 타고, 학업을 계속하고, 일찍 집으로 돌아가 스쿨버스에서 내리는 아이들을 맞이한다. 이런 유연성을 통해 자유와 스포츠를 너무나 사랑해서 엄격한 근무환경에 정착하지 못하는 귀중한 직원들을 얻을 수 있었다. 특권을 남용하는 직원들은 찾아보기 힘들다.

 

 

* 문제에 정면으로 질문을 던지는 것이 문제 해결의 가장 좋은 방법이다. (293)

문제와 정면으로 맞서서 직접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만이 다른 형태로 같은 문제가 발생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정말로 그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는 모든 증상을 지나 실재적인 원인에 이를 때까지 충분한 질문을 계속 던지는 것이다. 소크라테스의 문답법이나 토요타 경영진이 '다섯 번의 왜(five whys)'라고 부르는 방식으로 말이다.

 

 

 

* 땅은 탄소를 저장하는 창고다. (313)

전형적인 방식으로 관리된 토지가 공기 중으로 더 많은 탄소를 내보내서 기후변화를 악화시키고, 토양 내의 탄소를 다시 회복시키는 자변의 능력을 떨어뜨린다는 것을 잊지 말라. 되살림 유기농 농법을 사용한 토지의 토양을 분석한 과학자들은 탄소 함량이 매년 토지 1헥타르당 9통씩 들어났다는 것을 발견했다. 공기 중의 탄소가 해마다 1헥타르씩 9톤씩 토지로 되돌아간 것이다. 기후변화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이고 농부와 목장주들은 산출량을 늘리고 더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사실 되살림 유기농 농법을 사용하는 농지는 풀을 먹는 가축에 대한 '수용력'이 전형적인 농법을 사용하는 농지보다 2배 이상 높다.

 

 

 

* 들소, 표토, 풀, 그리고 탄소 (366-367)

동물들은 건강한 토양에 없어서는 안 될 부분이다. 과거 대평원에는 3억 마리의 들소가 있었다. (현재는 약 10만 마리가 있다). 끊임없이 움직이는 들소 떼가 발굽으로 표토를 잘게 부수고 키 큰 풀들을 먹어 치우면 자연은 대기 중의 탄소를 포획해서 풀을 다시 자라게 했다. 과거의 대초원은 탄소를 끌어들였다. 지금 우리 머리 위에서 지구를 데우고 있는 탄소들을 말이다.

 

 

* 단순한 삶이 풍요로운 삶으로 이끈다. (391)

나는 모든 일에서 달인이 되는 길은 단순함을 향해 노력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복잡한 기술 대신 지식을 습득하는 것이다. 많이 알수록 필요한 것은 적어진다. 나 자신의 삶을 단순하게 만들려는 미미한 시도들을 통해 나는 보다 단순하게 살아야, 혹은 그렇게 살기로 선택해야 정말 중요한 모든 면에서 빈곤하고 결핍된 삶이 아닌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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