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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별점 : ★★★★☆

* 한줄평 : 잠은 만병통치약이다.

* 적용할 점 : 최소 7시간 이상 자기

 

 

고등학교 1학년 때였던 것 같다. 담임 선생님은 죽비를 들고 다녔다. 그 물건의 용도는 '조는 애들을 깨우는 것' 이었다. 산 속의 절에서나 볼 법한 그 물건을 도심 한 복판의 고등학교에서 보는 경험은 신기한 것이었다. 내가 다니던 학교는 지역 내에서는 공부를 꽤나 한다는 애들이 가는 학교였다. 그래서였는지 애들이 문자 그대로 '밤잠 줄여가면서' 공부하던 것이 당연한 것으로 여겨졌다. 그래서 정작 집중해서 수업을 듣고 공부해야 할 낮 시간에는 조는 아이들이 많았다. 그래서 선생님은 죽비를 들고 다니면서 조는 애들을 깨우는 것이 일상이었다.

 

내 삶에서 잠 부족의 역사는 20대까지 이어진다. 군대에서는 야간 불침번이라는 이유로 중간 중간 잠에서 깨어 억지로 근무를 서야만 했다. 또 노무사 시험 준비 중에는 아침 일찍 부터 밤 늦게까지 도서관에서 책상에 앉아 공부를 하는 것이 일상이었다. 불안한 만큼 잠을 줄이고 무언가를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즉 내 인생에 있어서 잠은 '불필요한 것', '최소화 해야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서는 생각이 180도 바뀌었다. 잠은 불필요한 것이 아니라 꼭 필요한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잠을 통해 사람은 뇌의 기능을 회복하고, 몸의 모든 기능을 정상화한다. 따라서 최소한 필요한 잠의 길이와 깊이를 누리지 못하면 말 그대로 '비정상적인 삶'을 살게 된다. 예를 들어 살이 쉽게 찌는 식성을 갖게 되거나, 충동적인 행동을 통해서 삶의 질을 떨어뜨리게 된다. 학습 효율이 오르지 못하는 것도 하나의 부작용이다. 나아가 잠 부족이 만성화되고 평생에 걸쳐 누적되면 알츠하이머에 걸리거나, 암의 발생과 전이가 가속되는 등의 문제가 있음을 발견하였다.

 

돌이켜 보면 삶을 살아가면서 잠을 줄이면서 무언가를 이루고자 했던 과거는 아름다운 것이었다. 하지만 오히려 잠을 더 잘 자면서 깨어있는 동안 공부를 더 열심히 했다면 어땠을까라는 생각도 든다. 충분히 휴식을 취하고, 뇌를 포함한 몸의 기능을 더 잘 발휘하도록 관리했다면 좋았을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사람들이 왜 직주근접을 선호하는지에 대해서도 나름대로 답변을 내릴 수 있었다. 직장에 가까울 수록 잠을 더 많이 잘 수 있기 때문이다. 잠을 더 많이 자면 덜 피곤하고, 더 기분 좋게 살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좋은 직장은 대부분 강남권에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강남권에 부동산의 공급은 한정적이라는 문제도 있다. 그래서 돈이 많은 사람은 강남권의 아파트에 살면서 잠을 충분히 잔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돈이 부족한 사람은 잠을 포기하고 먼 곳에서 출퇴근하는 삶을 산다. 뭐..여러 가지 변수가 있겠지만, 잠도 하나의 변수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책의 말미에 <건강한 수면을 위한 열두 가지 비결>이 이 책의 핵심이다. 그 앞의 본문에서는 왜 이 비결이 잠에 도움이 되는지 친절하고 흥미있게, 그리고 온갖 실험 사례를 들어가면서 설명해 준다. 인간은 왜 잠을 자야 하는지, 그리고 잠의 구분(렘수면, 얕은 비렘수면, 깊은 비렘수면)과 각 수면 단계의 기능을 아주 쉽게 이해할 수 있어서 꽤 많이 유익한 책이었다. 이제 잠을 충분히, 깊게 자야겠다. 그게 나를 위한 최고의 건강관리 비법이라고 생각한다.

 
 
* 카페인이 잠에 미치는 영향

카페인의 효과가 어느 정도인지를 깊이 새길 수 있도록, 1980년대에 미 항공 우주국이 수행한 비밀 연구를 소개하였다. 해당 연구진은 거미들을 다양한 약물에 노출시킨 뒤, 그들이 짓는 거미집을 관찰했다. 약물에는 LSD, 필로폰(암페타민), 마리화나, 카페인도 있었다. 그들이 밝힌 연구 결과는 그림 3에 나와 있다. 연구진은 카페인을 주었을 때 거미가 제 기능을 할 만한 정신적이거나 논리적인 거미집과 비슷한 집을 짓지 못하게 되었다고 했다. 다른 강력한 약물들보다도 더 그랬다.

 

 

* 잠을 결정하는 두가지 요소 : 아데노신과 하루 주기

 아데노신은 사람이 잠을 깨서 의식을 갖는 순간부터 분비되기 시작한다. 이는 수면압력을 높이는 물질이다. 반면 하루 주기 리듬은 각성 욕구로서, 사람의 생체 시계라고 보면 된다. 아데노신은 잠을 깨는 시점 부터 누적되어 잠을 자기 전까지 쌓이면서 수면 압력을 높인다. 반면 하루 주기 패던은 잠을 자든 자지 않든 상관없이 주기적으로 반복된다. 따라서 각성욕구가 가장 낮으면서 수면 욕구가 가장 큰, 즉 수면 압력이 가장 큰 때 수면을 취하는 것이 가장 좋은 수면 건강 패턴이다.

 

* 스스로 수면 부족인지 확인하는 방법 (75)

자신이 평소에 잠을 충분히 자고 있는지 여부를 어떻게 하면 알 수 있을까? ... 첫째, 아침에 일어난 뒤, 오전 10시나 11시에 다시 잠이 들 수 있는가? 답이 <예>라면, 수면의 양, 그리고(또는) 잠이 미흡할 가능성이 높다. 둘째, 정오가 되기 전에 카페인 없이도 심신이 최적 상태로 움직일 수 있는가? 답이 <아니오>라면, 만성 수면 부족 상태에 자가 처방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 최소 수면시간 : 8시간 (264)

사람의 재순환 속도는 약 열여섯 시간이다. 깨어서 열여섯 시간을 보내고 나면, 뇌는 멍해지기 시작한다. 사람은 인지능력을 유지하려면 매일 밤 일곱 시간 넘게 자야 한다. 10일 동안 딱 일곱 시간 씩만 자고 나면, 24시간 잠을 자지 않았을 때와 맞먹는 수준의 기능 이상을 보인다. 일주일 동안 잠을 짧게 잔 뒤 회복 잠을 꼬박 사흘 동안 잔다고 해도(즉 주말보다 더 많은 밤), 정상 수준으로 기능이 회복되지는 않는다.

 

 

* 잠과 알츠하이머의 관계 (304)

부족한 잠과 알츠하이머병의 병리는 상호 작용하면서 악순환을 일으킨다. 잠이 부족하면 아밀로이드판이 뇌에, 특히 깊은 수면을 생성하는 영역에 쌓이면서, 그 영역을 공격하여 망가뜨린다. 이 공격으로 깊은 비렘수면이 줄어들면 밤에 뇌에서 아밀로이드를 제거하는 능력도 약해진다. 그러면 아밀로이드가 더 많이 쌓이게 된다. 아밀로이드가 쌓일수록 깊은 수면은 줄어들고, 깊은 수면이 줄어들수록 아밀로이드가 더 쌓이는 과정이 계속 되풀이된다.

이 연쇄 반응으로부터 한 가지 예측이 나온다. 성년기 전체에 걸쳐서 잠을 너무 적게 자면, 알츠하이머병에 걸릴 위험이 상당히 높아질 것이라는 예측이다. ... 나는 마거릿 대처와 로널드 레이건 - 밤에 네다섯 시간밖에 안 잔다고, 설령 자랑했다고까지는 할 수 없어도 소리 높여 떠들어댔던 두 국가 수반 - 이 이 무자비한 질병에 걸렸다는 사실을 늘 신기하게 여긴다.

 

 

* 잠을 적게 자면 암에 걸린다. (346)

지금 우리는 수면 부족이 이렇게 암을 증폭하고 퍼뜨리는 과정을 자극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 수면 부족을 겪은 생쥐는 푹 잔 생쥐에 비해, 암의 성장 속도와 크기가 200% 증가했다. ... 고잘은 ... 여러 연구에서 종양 관련 대식 세포(Tumor-assosiated macrophage)라는 면역 세포가 수면 부족과 발암을 연결하는 근원 요소 중 하나임을 보여 주었다. 수면 부족은 대식 세포 중 하나인 M1세포를 줄인다. 암과 맞서 싸우는 일을 돕는 세포다. 그런 한편으로 수면 부족은 M2세포라는 대식 세포는 늘린다. 암의 성장을 촉진하는 세포다.

 

따라서 수면 질 저하는 암 발생 위험을 높이고, 암이 있다면 더욱 빠르고 더 왕성하게 자라도록 악성 비료를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암과 싸우고 있는 와중에 잠이 부족하면 이미 거세게 타고 있는 불길에 휘발유를 쏟아붓는 것과 같아질 수 있다.

 

 

* 건강한 수면을 위한 열두 가지 비결(부록)

 

  1. 수면 시간표를 지켜라 : 매일 같은 시간에 자고, 일어나라
  2. 운동은 좋지만, 너무 늦게 하지는 말라 : 적어도 30분은 운동하되, 잠자기 두세 시간 전까지만.
  3. 카페인과 니코틴을 피하라 : 카페인 효과가 사라지는 데에는 8시간이 걸린다. 담배는 수면의 질을 낮춘다.
  4. 잠자기 전에는 알코올 함유 음료를 피하라 : 렘수면을 없애고 얕은 잠만 자게 한다.
  5. 밤에는 음식을 많이 먹지 말라
  6. 가능하다면 잠을 못 이루게 하거나 설치게 하는 약을 피하라
  7. 오후 3시 이후에는 낮잠을 자지 말자.
  8. 잠자리에 들기 전에 긴장을 풀어라 : 책읽기나 음악을 듣는 등의 할동을 하자.
  9. 잠자러 가기 전에 뜨거운 물에 목욜을 하라. : 뜨거운 물은 신체 온도를 낮추어 수면에 도움이 된다.
  10. 침실을 어둡게 하고, 차갑게 하고, 침실에서 전자기기를 치워라
    1. 침실 온도를 서늘하게 유지하는 것이 잠에 더 좋다.
    2. 전자기기에서 방출되는 블루라이트는 숙면을 방해한다.
  11. 적절한 햇빛을 쬐어라. : 매일 적어도 30분 동안 실외에서 자연광을 받도록 노력하라.
  12. 말똥말똥하다면 잠자리에 누워 있지 말라. : 누웠는데 20분 이상 잠이 안오면 긴장을 푸는 활동을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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