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alue Creator

 
그리드
*** 빌 게이츠 ‘올해의 책’ *** 《월 스트리트 저널》, 《커커스 리뷰》 극찬 *** 과학 전문지 《사이언스》 추천 도서 *** 아마존 에너지 정책 분야 베스트셀러 *** 조천호 기후변화 특임교수 추천 도서 *** 이소영 국회의원, 윤상직 전 장관 강력 추천 기후 위기는 돌이킬 수 없고, 전기 인프라의 붕괴는 불가피하다. 최신 연구들에 따르면, 우리가 지금과 같이 탄소 배출을 지속할 경우 21세기 말에 지구 기온은 4.5도 상승하고, 탄소 배출을 당장 중단하더라도 우리는 2도 수준의 지구 가열에 직면한다. 그리고 지구 기온이 2도만 올라도 많은 도시들에서 사람이 살 수 없게 되고, 4억 명 이상이 폭염과 물 부족으로 죽어가게 된다. 이렇게 기후 위기가 피할 수 없는 현실인 만큼, 기후 재앙은 우리로 하여금 재생에너지 사용을 불가피하게 만들고 있다. 그러나 놀랍게도, 현재 우리는 재생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는 전기 공급 시스템, ‘그리드’를 갖추고 있지 않다. 20세기의 그리드는 바람과 태양광 같은 가변성 전원이 아닌 석유, 석탄, 플루토늄, 천연가스에 맞춰 건설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리드가 없다면, 당연히 전기도 없다. 전기 없이는 스마트폰도 없고, 에어컨도 없고, 온라인 강의도 없다. 가상 화폐는 당연히 없을 것이고, 공장, 경찰, 군대, 병원이 위험에 처하게 된다. 따라서 현대사회를 지탱하는 전기를 포기할 것이 아니라면 우리는 결국 그리드를 바꾸어야 하며, 실제로도 그리드는 급격히 뒤바뀌고 있다. 이 책은 재생에너지 발전량 및 전력 수요의 증가, 분산형 전원의 확대, 전력 산업의 탈중앙화를 둘러싸고 오늘날의 그리드가 지닌 문제가 무엇인지 보여주며, 21세기 전기 인프라 혁명과 그에 따른 기술 및 산업의 지각변동이 어디서, 어떻게 일어날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예측한다.
저자
그레천 바크
출판
동아시아
출판일
2021.06.23

도서 기본 정보

  • 제목 : 그리드
  • 원제목 :The Grid: The Fraying Wires Between Americans and Our Energy Future
  • 출간일 : 2021년 
  • 원서 출간일 : 2016년
  • 지은이 : 그레천 바크(Gretchen Bakke)
  • 출판사 : 동아시아
  • 기격 : 22,000원
  • 페이지 : 521쪽

저자 소개

인류학자, 독일 훔볼트대학교의 인간·환경시스템변화 통합연구소 초빙교수, 막스플랑크연구소의 연구원이다. 사회 기반 시스템이 무너지거나 작동을 멈출 때 사람들이 어떻게 행동하고, 사회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는지를 연구하고 있다. 인프라, 경제체제, 에너지 체계, 문화 제도가 붕괴할 때 나타나는 창의성과 가치관의 변화에도 관심을 가지며, 혁신의 본성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한다. 미국 오리건주의 포틀랜드에서 태어나, 현재는 몬트리올과 워싱턴 D.C.를 오가며 지내고 있다.

책의 주요 내용

이 책은 전력 공급망에 대한 책이다. 전력 공급망의 탄생과 확산, 그리고 전력 공급망에 발생하는 여러가지 문제들에 대해서 설명해 주는 책이다. 이 책은 미국의 전력 공급망에 대한 내용이 절대적이기 때문에, 한국적 상황에 맞는 해석도 필요하다. 그래서 옮긴이 해제 부분에서는 옮긴이들이 우리나라의 그리드에 대한 생각을 기재해 놓았다.

 

책 속의 한 줄

사무엘 인설이라고 들어보셨는지? - 그리드의 보급

미국의 그리드를 만든 사람이 누구인지 묻는 질문에 토머스 에디슨, 니콜라 테슬라 또는 조지 웨스팅하우스라고 답하기 보다는, 새뮤얼 인설이라고 답하는 것이 여러 면에서 정확하다.
그는 중앙 발전소를 일반화시켰으며, 그 수익성을 극대화했다. 
인설의 작업이 없었다면 수많은 공장, 공공건물, 주택의 지하에는 각각의 발전기가 설치되어 있었을 것이며, 이들이 의존하는 그리드도 없었을 것이다.

전기는 시간대에 따라서 요금이 달라진다. 사람들이 많이 사용하는 시간대에는 비싸고, 아무도 전자기기를 사용하지 않는 심야에는 요금이 굉장히 저렴하다. 그 이유는 전기는 생산과 소비가 동시에 이루어져야하는 성질의 물건이기 때문이다. 즉 수요가 몰리면 가격이 비싸지고, 수요가 떨어지면 가격이 싸진다.

 

전기 공급의 역사 측면에서 보면, 사람들은 제각기 발전소를 집에 하나씩 가지고 생활했다. 물론 발전기는 아주 고가의 설비였으므로 극소수의 부유한 사람들이나 공공기관에나 전기가 보급되었다. 우리나라에도 왕궁에 제일 먼저 전등이 설치되었다는 것을 보면, 전기는 극소수의 특권층, 부유층이 먼저 향유했던 것임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전기를 대중화하고, 상업화, 중앙통제화 한 것이 사무엘 인설이라는 사람이다. 그는 전기를 대량 공급하기 위해서 분산화된 그리드가 아닌, 중앙집중화, 중앙통제화된 그리드를 운영하고자 했다. 그래서 전기 사용료를 획기적으로 낮추어 사람들이 전기 제품을 구매하고 사용하도록 유도했다. 진입장벽이 높은 전기 사용의 문턱을 확 낮춘 것이다. 

 

개별 발전기를 소유, 활용하던 사람들도 중앙 공급형 그리드를 통해 전기를 공급받는 것이 더 유리했다. 전기료도 더 저렴하고, 유지관리에 드는 수고와 비용도 절감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즉, 사무엘 인설은 규모의 경제를 통해서 전기의 판매 단가를 낮추었고, 그 결과 지금과 같은 중앙 통제형 그리드가 전 세계에 보급된 것이다. 

 

이 책은 우리가 무심코 사용하는 전기가 어떻게 콘센트를 통해서 내 방까지 오는지 설명해준다. 다만 전기공학적인 관점에서가 아니라 미국 역사를 통해서 개략적으로나마 설명해 줄 뿐이다. 기술적인 측면에서 전기의 공급이 궁금한 독자들은 아쉬움을 가질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통해서는 최초의 전기는 공공재의 성격이 아니라 특수재이자 사치재의 성격을 가졌으며, 사무엘 인설의 전기 독점화 과정을 통해 지금의 형태가 되었음을 배울 수 있다. 

 

그리드의 취약성 - 그리드의 최대 적은 나무

정치가들과 유틸리티 경영자들은 테러리스트들이 미국을 굴복시키기 위해 그리드의 제어 설비를 해킹하거나, 총격을 가해 변전소와 같은 몇몇 거점들을 장악하거나, 송전계통의 결절점을 폭파해 그리드 전체를 마비시킬 가능성을 우려하며 많은 말을 쏟아낸다. 
그렇지만 나무야말로 미국 전력망의 안전성과 신뢰성을 위협하는 압도적으로 중요한 원인이다.

영화 《우주전쟁》을 본 적이 있다. 그것도 야자를 빼고 다음 날 선생님에게 혼날 것을 감수하고 본 영화다. 《스타워즈》나 《인디펜던스 데이》같은 액션 영화를 기대했다. 하지만 영화는 아주 시시하게 끝났다. (스포일러일 수도 있겠지만) 외계인들의 모습은 하나도 보이지 않고, 어느날 갑자기 찾아왔던 외계인들이 갑자기 죽어버리고 사라진 것이다. 그 이유는 지구의 박테리아 때문이었다. 액션 영화를 기대하고 봤는데, 실상은 세균과 박테리아에 감염되어 죽어간 외계인들에 대한 내용이었다.

 

《그리드》를 보면서, 우리 생활을 편리하게 해주는 그리드가 마치 영화 속 외계인 같다는 생각을 했다. 실리콘 밸리에 공급되어 4차 산업혁명을 가속화하고, 미래의 환경문제를 해결해 줄 신재생 에너지를 공급하는 그 최첨단의 그리드는 마치 영화속에서 절대 권력, 무소불위의 외계인같은 느낌이었다. 심지어 눈으로 잘 볼 수 없다는 점에서도 유사했다. 하지만 그리의 가장 큰 적은 다소 허무하게도 나무였다. 전선을 웃자란 나무들은 마치 박테리아 처럼 그리드 전체를 무력화 시키기에 충분한 작은 나비의 날갯짓 같았다.

 

인간이 만들어 낸 기술은 놀랍다. 지금 내가 쓰고 있는 노트북 한 대를 통해서 조선시대 사관들이 하루 종일 쭈그리고 앉아 먹을 갈고 붓을 들고 써야 하는 글자의 양보다 더 많은 글자를 쓸 수 있다. 심지어 이렇게 쓴 글은 녹슬지도, 좀먹지도 않는 글이 되어 영원히 인터넷 상에 남아있는다. 내가 죽어도 누군가는 이 글을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 기술의 이면에는 허무하게도 느껴지는 취약성이 도사리고 있다. 누군가가 나의 핸드폰을 해킹할 수도 있고, 자동차는 이유도 없이 급발진 할 수도 있는 것이다. 마치 그리드가 나무에 취약한 것처럼 말이다.

 

이 책은 그리드를 찬양하는 책이 아니다. 그저 객관적으로 그리드가 무엇인지 보여주는 책이다. 그래서 이 책은 그리드의 취약성에 대해서도 빠짐 없이 설명한다. 

 

한국적 상황의 그리드 - 미국과는 다르다

당신이 쓰는 이 전기를 기후 위기 속에서도 안정적으로 사용하려면, 대체 무엇이 필요할까?
문제는 그리드다.
그리드를 바꾸지 않으면, 우리가 바라는 세상은 오지 않는다.
이 글은 그리드가 고속도로 위를 달릴 때 그저 당신 곁을 스쳐 지나가는 구조물이 아닌, 그 이상이 되어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던지려는 시도다.
그리고 이에 대한 해결책에 반드시 포함되어야 하는 내용에 대해 함께 생각하기 위한 시도다.
전기를 사용하는 우리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미래의 그리드에 대해 고민해야 할 시간이다.

땅 속에 묻힌 자원을 캐내어 불을 붙인다. 그리고 물을 끓여 증기를 만들고 터빈을 돌린다. 전기가 만들어지고 변압 과정을 거쳐 콘센트를 통해 전기가 공급된다. 인간은 전기를 사용하고, 대기중엔 땅 속에 묻혀 있던 탄소가 점점 더 많아진다. 지구의 온도가 높아지고 각종 이상 기후가 발생한다. 해수면이 올라가고, 겨울이 짧아지는 등으로. 

 

전기는 편리하다. 그러나 치명적이다. 전기에 직접 닿아서는 안된다는 측면에서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환경을 심각하게 훼손한다는 데 그 원인이 있다. 주로 저량자원에 의존해 발전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태양광, 풍력 등의 재생에너지를 무작적 많이 사용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재생에너지도 나름의 한계가 있다. 바람이 불지 않거나 날이 흐리다던가 하면 전기 생산량이 급감하기 때문이다. 불안정성이 재생에너지의 최대 단점이다.

 

이 책은 한국적 상황에서의 그리드의 문제점도 함께 짚어준다. 이 책의 본문에서도 그렇지만 해제 부분에서도 일종의 중립성을 지키기 위해서 노력한다. 언제부터인지 환경 문제는 일종의 정치 문제가 되어, 특정한 대안을 제시하는 사람은 특정한 정치 성향을 가지는 것으로 해석되곤 한다. 이 책은 그러한 방향성이나 숨겨진 의도 없지, 객관적인 어조로 그리드의 현 상황을 설명해 준다는 장점이 있다.

 

책장을 덮으며

이 책은 그리드의 출발과 취약성, 그리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객관적으로 검토하고 설명하는 책이다.

다만 주제 자체가 일반인들에게는 낯선 것이기에 읽기가 조금은 어렵다. 또 번역자가 세 명이다 보니 번역 어투에도 조금씩 차이가 있어 혼란스러움이 가중된다. 그리고 저자의 집필 스타일 자체가 조금은 현학적이고 만연체로 쓰는 경향이 있어 가끔 논점을 잃게 되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리드에 대해서 알고 싶다면 한 번 시도해 볼 만한 책이다. 물론 나는 아주 힘들게 읽었지만 말이다. PT 받는다고 생각하고 읽었다.

 

 

공유하기

facebook twitter kakaoTalk kakaostory naver 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