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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기본 정보

  • 저자 : 김혼비
  • 제목 : 우아하고 호쾌한 여자 축구
  • 출판사 : 민음사
  • 출간연도 : 2018년 6월 8일
  • 페이지 수 : 277페이지

 

저자소개

저자는 어릴 적부터 운동장에서 뛰어 노는 것을 좋아하는 활달한 소녀였다. 그러다 남자친구와 함께 K리그에 빠져 축구를 보다가 '나도 축구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실천에 옮기게 된 수필가이다. 그녀는 스스로를 '빠른 것 하나로 버티는 축구하는 사람이자 마감 잘 지키는 것 하나로 버티는 글 쓰는 사람'이라고 평한다. 저서로는 《아무튼 술》(제철소, 2019), 《전국축제자랑:이상한 데 진심인 K-축제 탐험기》(민음사, 2021), 《다정소감》(안온, 2021) 등이 있다.

 

책의 주요 내용

이 책은 저자가 축구를 하면서 느낀 경험과 생각을 기록한 에세이다. 저자가 어떻게 축구를 시작하게 되었는지, 축구팀 안에서의 인간관계, 그리고 다른 축구팀과의 경쟁과 갈등, 저자의 축구 실력의 성장기까지 담겨 있다. 이러한 경험을 축구 경기와 관련된 언어로 연결해서 표현한다. 예를 들어 여자 축구 선수들의 애환과 공감에 대한 이야기를 담으면서 〈WK리그 : 어딘가의 선수와 언젠가의 선수〉와 같이 축구와 그 외의 주제를 연결해서 녹여 넣는다.

 

책 속의 한 줄

 그날 이후 회사나 일상에서 맨스플레인하려 드는 남자들을 볼 때마다 주장의 슛이 떠올랐다.
살면서 본 가장 의미심장한 슛이 아니었을까?
거기에 담긴 메시지는 매우 명확했다.
"나의 킥은 느리고 우아하게 너희들의 '코칭'을 넘어가지."
느리고 우아하고 통쾌했던, 잊지 못할 로빙슛! 러빙슛!

남자들은 언제나 해결하려고만 한다.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에서 남자는 문제가 발생하면 '문제해결사'의 모자를 쓰고 늘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고 이야기한다. 남자들은 축구를 할 때도 늘 훈수를 둔다. 심지어 상대편이 여자 축구 국가대표팀인데도 말이다. 저자는 맨스플레인(계속해서 무언가를 설명하려 드는 남자들)하는 상대편을 로빙슛으로 호쾌하게 찍어누른 경험을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축구와 삶을 연결해서 쓴다는 것이다. 방금 전 소개한 사례처럼, 맨스플레인하려는 남자들을 우아하게 제압한 로빙슛을 소개하는 식이다. 이처럼 이 책은 축구를 잘 모르는 사람들도 축구의 그 무엇과 일상을 연결해서 축구와 친밀해질 계기를 마련해 준다. 

 

시상식이 끝나고서야 뒤늦게 우승 세레머니를 펼치고 샴페인을 터뜨리고 헹가레를 치던 선수들은 또 하나의 이례적인 일을 했다.
우승 기념 단체 사진을 한 번 더 촬영한 것이다. 
...
들것으로 달려가며 선수들이 김나래를 연호했고, 관중석에 있는 우리들은 그것을 기꺼이 이어받았다.
김나래! 잘했어! 김나래! 힘내라! 김나래! 우리 여기 다 있다!

여자 축구에도 프로 리그가 있다. WK리그다. K리그도 그렇게 인기가 많은 편은 아니다. 그래서 WK리그는 더 인기가 없는 편이다. 이 책에 따르면 WK리그의 평균 관중수는 500명 정도이나, K리그의 최소 관중수는 약 2,000명 이라고 한다. K리그의 제일 인기 없는 경기마저도 WK리그 경기에 비하면 4배 많은 관중을 동원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분명히 축구가 좋아서 그것을 직업으로 삼고 뛰는 선수들이 있다. 그 선수들이 어떻게 축구를 배우고 성장하며 프로선수 생활을 이어가는지는 알기가 어렵다. 이 책에서는 그런 여자 프로 축구 선수들의 이야기도 잘 담아내었다. 그리고 저자가 직접 관람한 경기에서 여자 프로 축구 선수들 끼리의 연대와 지지가 어떤 아름다운 장면을 만들어내는지도 잘 묘사해 냈다. 덕분에 여자 축구 리그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조금씩 찾아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세상에 축구하는 여자들이 한 팀이라도 더 있으면 좋겠다.
원래 운동은 머릿수가 많을수록 힘이 붙는 법이니까.
그러면 '여자는 축구를 하지 않으니 참가시킬 수 없다.'라는 지침을 뚫고 초등학교 여학생들이 당연하게 피치를 밟는 날이 조금 빨리 오지 않을까.

작가의 시선은 단순히 축구장에만 머물지 않는다. 축구장을 넘어 사회를 향한다. 왜 여자들은 축구를 할 기회를 얻지 못했는지 의문을 제기한다. 남자 아이들이 축구장을 점령하고 있었기에 여자 아이들은 그럴 기회를 얻지 못한 것은 아닌지, 그래서 지금의 여자들도 축구를 보는 것 뿐 아니라, 하고 싶어하지만 기회를 얻지 못한 것은 아닌지 의문을 제기한다. 교회에 여자 후배가 있었다. 학교에서 축구 동아리 활동을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신기해 한 적이 있다. 그처럼 주체적으로 결정하고 활동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추어지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책장을 덮으며

축구는 문자 그대로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고 사랑하는 스포츠다. 그러나 그것을 보는 것 뿐 아니라 직접 뛰면서 즐길 수 있는 기회는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이 책은 '대한민국 여자'가 축구를 어떻게 접하고, 즐기며, 고민해 나가는지 잘 알 수 있는 책이었다. 그 이야기를 풀어내는 과정이 유쾌하고 또 축구의 각종 기술과 전술에 대한 지식을 알 수 있어서 유익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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