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 중고서점에서 단돈 7,200원에 사온 책이다. 2021년 2월 8일 부터 읽기 시작해서 17일까지, 약 10일에 걸쳐서 읽은 책이다. 나는 전형적인 문과생이다. 그래서 물리학, 생물학을 비롯한 과학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 정작 살아가면서 필요한 지식들인데도, 취업준비 등 갖가지 핑계를 대면서 공부를 멀리해왔다. 그러다가 과학에 대해 공부해 보고싶은 마음이 들었고, 결국 이렇게 책을 읽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이야기해 보자면, 정말 잘 고른 책인 것 같다. 왜냐하면 내가 평소에 잘 알지 못했던 다양한 생물학적 지식을 얻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만큼 나는 세상을 더 깊고 넓게 볼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다양한 과학 서적(특히 우주 관련된 것들)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p.16) 인간이 그토록 오랫동안 질병에 시달리면서도 질병을 일으키는 원인을 찾지 못했다는 것은 이상한 일만은 아니다. 여러가지 질병의 원인이 되는 미생물은 인간의 눈에는 전혀 보이지 않을 만큼 작기 때문이다.
(p.19) 생물속생설이란 '모든 생물은 반드시 어버이로부터 유래된다'는 가설로, 생물이 저절로 생겨난다는 자연발생설을 깨뜨리고 근대 생물학의 기본 줄기가 된 이론이다. / 파스퇴르는 백조 목형 플라스크라는 독특한 실험 기구를 사용해 자연발생설에 종지부를 찍었다. / 백조 목형 플라스크의 고깃국물은 몇 달이 지나도 원래 상태를 그대로 유지했다. 이것은 가열로 인해 원래 고깃국물 속에 들어 있던 미생물은 모두 사멸되었고, 플라스크의 끝이 열려 있어 외부와 소통이 가능하지만 플라스크 입구로 들어온 미생물은 중력의 영향으로 플라스크의 구부러진 목을 통과하지 못하기 때문에 일어난 현상이었다.
(p.21) 병원균이라는 개념은 생물학적으로는 모호한 개념이다. 병원균은 생물학적으로 계통이 전혀 다른 박테리아, 바이러스, 원생생물, 진균 등을 모두 혼합한 개념이기 때문이다. / 질병의 원인으로 가장 먼저 손꼽히는 것은 흔히 세균이라 불리는 박테리아(bacteria)다. 박테리아는 원핵세포 하나로 이루어진 단세포생물이다. 원핵세포란 세포핵이나 미토콘드리아 등과 같은 세포 내 소기관이 없는 세포로, DNA와 여러 효소들이 세포질 속에 흩어져 있는 세포를 말한다(ex 콜레라, 페스트, 결핵). / 바이러스는 유전물질(DNA 또는 RNA)과 이를 둘러싼 단백질 껍질로 구성된 아주 단순한 유기체로, 독립적으로는 생명 활동을 하지 못하고 숙주가 되는 세포에 유입되어야만 복제와 증식을 할 수 있는 기생체이다(ex 두창). 바이러스성 질환을 물리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백신 접종을 통한 예방이라 할 수 있다. / 박테리아와 비슷하지만 조금 다른 원생생물도 있다. 원생생물은 한 개의 세포로 이루어진 단세포 생물이지만 박테리아보다는 발달해 내부에 단순하지만 생명 활동을 하는 기관들이 존재한다(ex 말라리아). / 인간을 괴롭히는 미생물에는 진균류도 있다. 균사로 이루어져 있으며 포자로 번식하는 진균류는 다른 생물에 얹혀사는 기생생물로, 종종 인간에게 기생하면서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ex 아구창, 무좀, 버즘).
이 책을 읽기 이전에는 세균이 박테리아인지 몰랐다. 또 박테리아와 바이러스가 어떤 차이인지 잘 구분하지 못했다. 그만큼 나는 무지했던 것이다. 이러한 의학적 발전이 이미 이루어져있었음에도, 나는 이런 지식을 갖고 있지 못했다. 즉 나는 1700년대나 1800년대 수준의 생물학 지식을 갖고 있었던 것이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다양한 분야의 책을 꾸준히 읽어나가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p.30-31) 인간의 집단생활은 두 가지 측면에서 전염병의 유행을 쉽게 만든다. 그중 하나는 사람들이 많고 서로 간의 거리가 가깝다는 것이다. / 또한 큰 규모의 집단이 정착생활을 하게 되면 쓰레기와 분뇨의 배출량이 늘어나게 되고, 이를 먹고 사는 쥐나 바퀴벌레 같은 작은 생물들이 모여들게 된다. / 인간의 농경과 정착이 전염병을 쉽게 유행시키는 또 다른 이유는 가축 때문이다. 동물에게만 기생하던 미생물이 인간에게 옮겨졌다.
기술과 사회가 발전할 수록 그만큼 어두운 부분이 생긴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김세윤 교수님의 '복음이란 무엇인가'라는 책에서 이 사실을 배운 적이 있다. 인간이 제 아무리 발전하고 성장한다 하더라도, 그 본성은 악하고 육체의 한계에 휩싸여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발전이 크면 클 수록 그림자도 큰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도 마찬가지다. 인간의 교통 수단이 발전하면서 교류가 많아지니 그만큼 세계적인 전염병 확산도 빨랐던 것이다. 박쥐로 부터 생겨난 작은 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소용돌이 속으로 몰아 넣은 것이다.
(p.33-) 인류의 역사를 살펴보면 이처럼 작은 침입자들의 공격으로 방향이 전환되는 경우가 종종 발견된다. / 제러드 다이아몬드는 인류 역사의 방향을 바꾸는 데에는 환경적인 요소가 매우 중요하며, 그중에서도 '군사력, 전염병, 철기문화'가 큰 역할을 했다고 지적했다(총,균,쇠). / 압도적인 수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코르테스가 아스텍 제국을 점령할 수 있었던 까닭은 몸에 붙어 있던 초대받지 않은 작은 손님들, 즉 미생물의 영향이라고 제러드 다이아몬드는 설명한다(2,000만명 vs 600명). / 왜 신대륙에는 이런 전염성 미생물이 적었던 것일까? / 가축을 거의 기르지 않았던 아메리카 대륙의 원주민은 이런 미생물에 완전히 무방비 상태였다.
영화 '우주 전쟁'을 봐도 비슷한 내용이 나온다. 어느날 불쑥 지구로 찾아온 외계인들을 물리치는 것은 인간의 그 어떤 무기도 아니었다. 지구상에 보이지 않게 살아가던 미생물 때문이었다. 그들은 힘을 잃고 어느 순간 사라져 버린다. 또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아픈 만큼 성숙한다'는 말이 참 맞는 말인 것 같기도 하다. 물론 죽을 정도로 아프면 안되겠지만, 어쨌든 특정 질병을 앓고 난 후 항체가 생긴 사람은 다시 그 병원균에 노출 되더라도 짧고 가볍게 앓고 넘어간다. 인생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처음 학교에 들어갔을 때, 처음 군대에 들어가거나 입사했을 때는 모든 것이 낯설고 어렵다. 그래서 힘들다. 죽을 것만 같다. 그러나 아픈 만큼 성숙하는 법이다. 그 과정에서 모든 사람들은 경험을 쌓고, '상처입은 치유자'가 되어가는 것 같다. 한편으로는 그래서 독서가 중요한 것 같다. 직접 경험하고 호되게 당할 일을 직접 당하지 않아도 알게끔 해 주기 때문이다. 이쯤되면 독서는 인생의 백신이라고 해도 크게 무리가 없을 것 같다.
(p.44-49) 기생생물은 가능한 한 숙주로부터 많은 것을 빼앗는 것이 유리하지만, 숙주가 죽게 되면 기생생물에게도 오히려 해가 된다. / 인간 역시 처음에는 귀찮은 방해자로 여겼던 미생물과 적절히 균형을 맞추면서 살아가는 방법을 익힌다. / 장내 정상 세균이 장 점막을 코팅하고 있기 때문에 외부에서 들어온 세균이 점막을 통해 혈액으로 침입하지 못한다. / 장내 세균은 면역세포들이 실전 연습을 하도록 도와주기도 한다. / 장내 세균은 음식물의 소화와 영양분의 합성을 도와서 건강에 도움을 준다. 사람의 장 속에 공생하는 미생물인 대장균은 비타민 K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 기생충과 숙주는 생존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서로를 공격하고 방어해야 하는 관계로 설명하면서 경쟁을 통한 이러한 변화 과정을 진화의 원동력이라고 주장했다(붉은 여왕).
(p.51) 오랫동안 미생물과의 싸움에서 수세에 몰렸던 인간이 처음으로 승기를 잡은 것은 20세기에 들어서였다. 최초의 항생제인 페니실린의 대량 생산과 상품화가 이루어진 1940~50년대에, 항생제는 그야말로 '마법의 탄황(magic bullet)'이었다. 그러나 장밋빛 희망은 오래가지 않았다. 페니실린이 널리 사용되기 시작한 지 20년도 채 되지 않아 항생제 내성을 가진 세균이 나타났던 것이다. 내성(tolerance)이란 세균이 약물에 대해 보이는 저항성이다. 가장 먼저 일어나는 변화는 세포막의 투과성을 변화시키거나 세포벽을 두껍게 만들어 항생제의 세포 내 유입을 막는 것이다. 일단 항생제가 체내에 들어왔다면 그 다음에 세균이 사용하는 방법은 항생제를 재빨리 세포 밖으로 퍼내는 것이다. 이런 방법이 모두 통하지 않으면 이제 세균은 직접 항생제를 공격하는 방법을 고안한다.
(p.54-55) 왜 우리나라의 내성균 비율은 다른 국가에 비해 높을까? 이는 의약 분업 이전의 항생제 남용 풍조와 약을 꾸준히 먹지 않는 버릇이 한몫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항생제 내성을 막기 위해서는 항생제를 꼭 필요한 때문 사용하고 사용할 때는 정확한 용법과 용량과 기간을 지키는 습관이 필요하다.
인간은 박테리아(세균)의 공격을 막아내기 위해서 항생제를 만들어 냈다. 그러나 박테리아는 항생제에 적응하고, 극복하는 방법을 발견했다. 바로 내성을 갖도록 진화한 것이다. 내성을 막기 위해서는 항생제를 아예 먹지 않을 것이 아니라, 먹더라도 정량을 정확한 기간에 걸쳐서 먹는 것이 필요하다. 항성을 가진 박테리아가 신체 내에 존재하지 않도록 박멸하는 것이 필요한 것이다.
(p.58) 범인은 모기와 그 속에 기생하는 말라리아 원충이다. 플라스모듐(Plasmodium)이라 부르는 말라리아 원충은 곤충과 사람의 몸을 모두 거쳐야 번식할 수 있는 특이한 생활사를 가지고 있다. 인간의 몸속으로 들어온 말라리아 원충은 혈액 내 적혈구 속으로 들어가 무성생식으로 분열한다. 그러다가 이 적혈구 내부가 꽉 찰 정도로 수가 많아지면 원충들은 적혈구를 터뜨리고 분출되어 다른 적혈구로 옮겨가면서 수를 불리는데, 이 과정에서 환자는 주기적으로 고열에 시달리게 된다. 보통 말라리아에 걸린 환자는 3-4일 간격으로 열이 올랐다가 떨어지기를 반복하는데 이는 적혈구 내부로 말라리아 원충이 들어갔다가 분열한 후 적혈구를 터뜨리고 나오는 데 걸리는 시간으로 인해 나타나는 현상이다. 인간의 적혈구 내에서 거듭 숫자를 불리던 말라리아 원충은 모기가 환자의 피를 빨 때 모기의 몸속으로 들어가고 다시 그 모기가 다른 사람을 물 때 새로운 숙주의 몸으로 옮겨야 말라리아를 일으킨다.
(p.60-61) 남아메리카 페루 지역에 선교하러 들어갔던 예수회 소속 선교사들은 말라리아에 걸린 원주민이 어떤 나무의 껍질을 다린 물을 마시고 병이 낫는 것을 보고 크게 놀랐다. 말라리아에 효과적인 퀴닌(키니네라고 부르기도 한다) 성분이 포함되어 있었다. / DDT는 살충 효과가 탁월해 곧 가장 널리 사용하는 살충제가 되었다. 1962년 유해성에 대한 인식이 널리 퍼지면서 1970년대 이후 DDT는 사용이 금지되었다. 그리고 말라리아는 이떄를 최저점으로 다시 발생률이 증가하고 있다.
(p.62) '말라이아 박멸의 해'로부터 반세기가 지난 오늘날에도 여전히 전세계적으로 해마다 3-5억명의 사람들이 말라리아에 걸리고, 100-200만명이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도대체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일까? 첫번째 문제는 자본주의로 재편된 인간 사회에서 모든 혜택은 '금전적 보상'과 이어진다는 점이다. 열대지방일수록 주민 대부분은 치료비를 제때에 지불할 만한 경제적 능력이 거의 없다. 약이 아무리 많아도 약값을 지불할 능력이 없으면 그 약은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인사이드 빌게이츠>를 보면 빌게이츠가 아프리카의 물 부족 문제와 소아마비(폴리오), 그리고 말라리아를 해결하기 위해 자신의 천문학적인 재산을 사용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다큐를 보면서 '돈이 일정 수준 이상 갈 때 까지는 돈 자체가 중요하지만, 특정 임계점을 넘어서면 더 이상 중요하지 않게 된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그 때 부터는 사람은 더이상 돈을 위한 일이 아니라, 가치를 위한 일을 하되 그 일을 위해 돈을 벌게 된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돈이 많으면 무엇하겠는가? 그 돈을 전부 쓸 수도 없을 뿐더러 사후에 가지고 갈 수도 없다. 그러니 사람은 자기가 이 땅 위에서 살아가는 동안에 '세상을 더 이롭게 하는 일'에 자기 돈과 시간, 에너지를 쏟기 마련이다. 즉 인생은 '안개'이고 '전제'와 같이 사라지는 것 이므로 효율적으로, 그리고 가치 있는 것에 사용해야 하는 것이다.
나도 이 부분을 읽으면서 매월 일정 금액을 말라이아 퇴치 등에 사용하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것이 어찌보면 진정한 십일조 정신에 해당하는 것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교회에 현금으로 몇 만원 내는 것 보다, 그 돈으로 말라리아 치료제 몇 종만으로 생명을 잃을 수도 있는 사람들을 살리는게 더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구제가 아닐까? 내가 낸 헌금은 결국 대부분이 교회 건물 담보대출 상환을 위해 쓰일테니 말이다.
(p.63) 말라리아 치료제가 있어도 박멸되지 않는 두번째 이유 : 부작용에 대한 우려
치료제든 살충제든 화학물질의 지나친 남용은 새로운 문제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을 종종 우리가 잊는다. 퀴닌은 지속적인 사용으로 퀴닌에 저항성을 가진 원충이 발생하면서 치료 효과가 상당히 떨어진 상태다. 곤충이 DDT에 대해 저항성을 갖추게 되었을 뿐 아니라 DDT자체의 독성이 먹이사슬을 통해 생태계의 균형을 꺠뜨렸기 때문이다.
(p.69) 침묵의 봄이 일으킨 소란
1962년 생물학을 전공한 레이첼 카슨이 펴낸 <침묵의 봄(Slient Spring)>이 그 발단의 주인공이다. 이 책에서 카슨은 농약과 제초제의 남용이 해충을 죽일 뿐 아니라 다른 생명체에도 영향을 미치며, 결국 이 성분들이 생태계 먹이사슬을 통해 축적되어 상위에 있는 생명체에게도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 뒤이어 1997년 5월 일본 NHK TV 과학 프로그램에서 환경오염 물질이 체내로 유입되어 마치 호르몬처럼 여러 가지 기능을 한다는 의미에서 '환경호르몬'이라는 단어를 사용했으며, 이를 통해 환경호르몬의 위험성이 일반인에게도 널리 알려졌다. 최근에는 의미 전달을 더욱 정확히 하기 위해 내분비계 교란물질(endorine disrupter)이라는 용어로 치징하고 있다.
(p.70-72) 호르몬의 역할과 내분비계 교란물질의 악영향
우리 몸속의 장기와 조직은 따로 떨어져서 존재하지만, 서로 매우 긴밀하게 영향을 주고 받는다. 특히 멀리 떨어진 장기와 조직들 혹은 세포들이 소통할 때 이들 사이의 정보를 전달하는 매개체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호르몬이다. 내분비계란 '신체 내 메신저'인 호르몬을 생성하고 분비하고 조절하는 기관을 통칭한다. 내분비계의 구성은 호르몬을 만들어내는 내분비선, 그리고 실제로 분비되는 호르몬, 마지막으로 호르몬과 결합해 세포에 신호를 전달하는 수용체(receptor)로 이루어진다. 스팸문자와 마찬가지로 호르몬 중에서도 호르몬 유사물질이 유입되어 호르몬처럼 기능하기도 한다. 이러한 내분비계 교란물질은 일종의 스팸 문자와 같은 것이다.
(p.78) 광우병과 크로이츠펠츠-야콥병(CJD), 그리고 프리온
광우병이란 글자 그대로 '소가 미치는 병'이다. 광우병은 프리온(prion)이 일으키는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단백질(protein)과 바리온(Varion, 바이러스 입자)의 합성어인 프리온은 말 그대로 '단백질로 구성된 감염 가능한 입자'로, 단백질이지만 복제가 가능한 독특한 물질이다. 프리온이 일으키는 질병은 크로이츠펠트-야코프병이다. 이는 기억력 저하, 인격 변화, 환각, 언어이상, 몸의 떨림, 치매 등을 일으키는 신경 질환으로, 이 질환으로 사망한 환자를 부검해보면 뇌세포의 파괴로 뇌의 여기저기에서 구멍이 뚫린 형태가 발견된다.
(p.81) 프리온은 어떻게 우리의 뇌를 공격할까?
변형 프리온은 정상 프리온을 만나면 구조를 변형시키는 능력이 있다. 즉, 변형 프리온은 기존에 존재하는 정상 프리온의 구조를 변형시키는 과정을 통해 '증식'하는 것이다. / 사람들은 스크래피에 걸려 죽은 양의 사체를 수거한 뒤 이를 분쇄해 육골분 사료로 만들었고 이를 소에게 먹였다. 양의 스크래피를 유발했던 프리온이 육골분 사료를 통해 소에게 유입되어, BSE, 즉 광우병을 일으킨 것이었다.
헌혈할 때 마다 문진표를 작성하곤 한다. 그때마다 발견한 단어가 바로 '변형 크로이츠 펠트 야코프병(vCJD)'였다. 이게 뭔지 잘 모르지만 일단 나는 앓고 있지 않으니 정상이라고 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이 병이 우리가 흔히 말하는 광우병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만약 헌혈자가 자기도 모르게 vCJD에 걸렸다면, 그리고 그 피를 어떤 환자에게 수혈했다면 어떻게 될까? 아마 헌혈자의 피에 녹아든 프리온이 수혈자에게 영향을 미쳐 vCJD를 미칠수도 있을 것이다. 어떤 사람의 혈액에 변형 프리온이 있는지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 한 번 확인해 봐야 겠다.
(p.87) 2009년 2월 중앙아메리카의 멕시코에서 다소 독특한 독감 환자가 발생했다. '새로운 독감'이라서 '신종 플루'라는 이름을 얻은 이 질환은 순식간에 전 세계적으로 퍼져나갔고, 9개월 만에 1만3,554면(세계보건기구 발표 자료, 2010년 1월 10일 기준)의 사망자를 발생시켰다.
(p.88) 독감(influenza)이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는 급성 호흡기 질환이다. 독감 바이러스는 RNA를 유전물질로 가지는 RNA바이러스로, 이 유전물질을 단백질 껍질이 둘러싸고 있는 단순한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다른 바이러스들과 마찬가지로 독감 바이러스 역시 단독적인 생활이 불가능하며 숙주세포에 유입되어야만 복제와 증식 등의 생명 활동이 가능하다. 따라서 바이러스의 단백질 껍질 표면에는 숙주세포에 달라붙는 것을 쉽게 만들어주는 갈고리 같은 조직이 존재한다. 독감 바이러스의 갈고리는 두 종류로 헤마글루티닌(hemagglutinin, HA)과 뉴라이니다아제(neuraminidase,NA)가 그것이다.HA는 총 15종, NA는 총 9종이며 하나의 인플루엔자 A형 바이러스는 HA와 NA를 각각 1종씩 가지므로 각각의 조합에 따라 총 135종의 아형(subtype)을 가진다.
독서노트가 너무 길어지네요! 2장, 3장을 각각 나누어 독서노트를 작성해 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