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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킹 알파에서 S&P 글로벌에 대한 분석 기사를 읽고 있었습니다. 최근 이 회사의 주가가 많이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S&P 글로벌이라는 회사의 매출 50% 이상은 '신용평가 사업'에서 창출됩니다. 미국에는 국가에서 인정한 신용평가 업체 9곳이 있는데, 그 중에서 세 회사가 95%의 시장점유율을 갖고 있는 과점시장입니다. 그 중 하나가 S&P 글로벌이구요.

 

2022년을 사로잡은 키워드는 '금리 인상과 인플레이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세계의 투자자들이 연방준비제도 이사회의 제롬 파월의 입을 주목했습니다. 금리가 인상되다 보니 기업들은 채권 발생을 하기가 어려웠습니다. 한편으로는 2021년에 급격하게 늘려놓은 채권 발행에 따라 역기저 효과가 발생하기도 하였습니다.

 

위에서 이야기한 시킹 알파의 기사를 보단 중 위 사진의 빨간색 상자 안의 'Structured Finance Issuance'라는 부분이 눈에 띄었습니다. 구조화된 금융 발행? 무슨 뜻인지 몰라서 검색하였습니다. 그러다가 아래 글을 발견하였습니다.

 

자산 유동화란 쉽게 말해서 '부담스러운 일을 최대한 여러 사람들에게 나눠서 부담을 더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혹은 저는 그렇게 이해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굉장히 큰 산을 이쪽에서 저쪽으로 옮겨야 한다고 할 때, 혼자서는 그것을 하기가 불가능 합니다. 하지만 이를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삽 한번씩만 퍼서 옮겨달라고 하면 부담이 줄어듭니다. 나아가 건설회사에 일을 맡기면 더 편리합니다. 그리고 그 건설회사를 여러 곳으로 늘려서 수행한다면 부담은 더 줄어들 것입니다. 왜냐하면 한 기업이 실수를 해도 다른 기업은 계속 일을 할 수 있을테니 말입니다.

 

S&P 글로벌이 하는 일 중 하나는, 이렇게 기업들이 발행하는 유동화 증권의 신용도를 평가하는 것입니다. 이해하기 쉽지만 조금은 거칠게 유동화 증권에 대해서 정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지역에 아파트를 건설하고자 하는 건설사가 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그 기업은 땅을 사서 터를 다지고 아파트를 짓습니다. 그리고 그 아파트에 들어올 사람들을 모집해서 집을 팝니다. 이것을 '분양'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사업을 전부 현금으로 하는 기업은 없습니다. 또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그러면 매우 비효율적입니다. 왜냐하면 한 부지를 아파트 단지로 만드는 데 100이 든다고 했을 때, 대출을 활용하여 10의 현금으로만 지을 수 있다고 하면 10개의 단지를 동시에 진행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건설사는 은행에게 돈을 빌려 사업을 진행합니다. 이를 PF(Project Financing)이라고 합니다. PF는 일반적인 CF(Corporate Financing)과는 다른 점이 그 사업의 수익성과 안정성만을 기준으로 대출을 해준다는 것입니다. 즉 그 사업을 하는 사업자의 신뢰도 보다는 사업 자체를 담보로 대출이 일어난다는 점입니다.

 

문제는 그 사업이 안전하다고 하더라도 사업자가 중간에 다른 사업으로 인해 부도하거나 사업이 중단되는 경우입니다. 건설사가 은행으로 부터 돈을 빌려 아파트 부지를 짓다가 중간에 멈추면 콘크리트 덩어리가 흉물처럼 남아있게 됩니다. 그러면 분양받은 사람들은 돈을 날리게 되고, 은행은 대출 원금은 고사하고 이자를 받지 못하게 됩니다. 

 

은행은 이러한 위험을 회피하고자, 특수목적법인 즉 자산유동화 회사라는 껍데기 뿐인 회사를 설립합니다. 그리고 이 회사에게 건설사로부터 돈을 받을 권리, 즉 대출 채권을 양도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여러 가지의 대출 채권을 묶어 하나의 금융 상품으로 만듭니다. 이를 '자산 유동화 증권(ABS:Asset Backed Security)'이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하나 은행이 인천 검단 신도시에 아파트를 짓는 우미 건설에게 대출해준 채권과, 국민 은행이 부산 사하구에 아파트를 짓는 대우 건설에게 대출해준 채권 등을 모아 하나의 채권처럼 만드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채권을 안정적인 수익을 원하는 투자자들에게 판매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자산유동화 회사는 채권 판매 대금을 얻고, 이 대금을 은행에 지불합니다. 그러면 투자자 -> 자산 유동화 회사 -> 은행으로 현금이 이동합니다. 은행은 채무 불이행의 위험부담을 덜어 좋습니다. 반면 건설사는 수분양자들에게 받은 대출금을 은행으로, 은행은 자산 유동화 회사로, 자산유동화 회사는 투자자들에게 배당 또는 이자의 형태로 돈을 지급합니다. 투자자들은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만들어 내니 좋습니다.

 

 

사실 이런 이야기는 영화 <빅쇼트>에서 금융 위기의 원인이 된 모기지 담보부 증권(MBS)에서 많은 본 스토리 입니다. 당시 모기지 채권들은 아주 안정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누가 자기 집 대출 이자와 원금을 갚지 않겠습니가? 미국이나 우리나라나 내 집 마련은 모두의 꿈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안정적이라 여겨지는 모기지 채권을 다발로 모은 MBS는 더 안정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이 금융 상품은 굉장히 합리적이고 안정적인 투자 수익을 줄 수 있는 것이라 여겨졌습니다. 하지만 S&P 글로벌, 무디스 같은 신용평가 기관들이 '서브 프라임', 즉 안정적이지 않은 모기지 채권에 투자 적격 등급을 매기는 등으로 안일하게 대응하는 바람에 금융시장이 붕괴하였습니다. 

 

물론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금융감독기관들은 내/외부 규제를 강화하여 준비금 비율을 높이는 등으로 안전장치를 마련해 놓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예측할 수 있는 위기는 위기가 아니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렇기에 블랙 스완이 블랙 스완일 수 있는 것입니다. S&P 글로벌에 투자하고 있는 주주로서, 이 회사가 ABS 등 구조화 된 금융에 대한 올바른 신용평가와 등급을 내렸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 글은 제가 공부할 겸 정리한 글입니다. 혹여라도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Value 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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