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alue Creator

* 별점 : ★★★☆
* 한줄평 : 명품에 영속성을 부여하는 예술
* 적용할 점 : 삶에 대한 통찰력이 명품을 만든다.

 

명품은 많은 사람들이 구매하고 싶어하는 물건이다. 예를 들어 루이 뷔통의 가방, 포르쉐의 자동차, 에비앙의 물 같은 것들이 명품이라는 이름으로 판매되는 상품들이다. 일반 공산품에 비해서 뛰어난 품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그래서인지 그만큼 비싼 가격을 지불해야만 누릴 수 있는 것이 바로 명품들이다.

 

이 책은 이러한 명품 브랜드들이 각종 예술 작가들과 협업한 내용들을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그 명품이 어떻게 해서 탄생했고, 우리 삶에 침투하고 있는지 알려준다. 예를 들어 루이 뷔통의 LV 마크가 어떻게 해서 생겨났고, 원래 루이 뷔통이 어떻게 유명해졌는지 설명해 주는 식이다. 그리고 최근에 와서는 현대미술을 하는 작가들과 협업해서 새로운 브랜드 이미지를 만들어 가고자하는 시도들을 소개해 준다.

 

예술은 현실의 벽을 허물고 본질을 바라볼 수 있도록 돕는 현미경이다. 반복적인 일상 생활 속에서는 삶의 소중함이나 미래에 대한 기대감 같은 것들을 잊고 살기가 쉽다. 하지만 한 폭의 그림 또는 한 곡의 음악이 있다면 일상의 굳은살을 벗겨낼 수 있다. 그리고 인생이 무엇인지,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 생각하게 만든다. 삶의 속살과 본질을 다시 바라볼 수 있게 만드는 것이 바로 예술인 것이다. 삶에 대한 메타인지를 높여주는 것이 예술이라고도 이야기할 수 있다.

 

명품 브랜드들은 왜 예술과의 협업을 추구할까? 그 이유는 바로 예술의 이러한 '본질 회복능력'에 기대어 브랜드의 영속성을 유지하고자 하는 것이다. 명품 브랜드들은 상대적으로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갖고 있어, 영속 가능성이 높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오늘의 명품이 10년, 100년 후에도 명품의 지위를 유지할 수 있으리라고 장담할 수는 없다. 산업 내 수많은 신생, 경쟁업체들이 빈틈을 파고들어 시장을 장악하려고 하는 것이 자본주의 생태계의 본질이고 기능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명품 브랜드들은 단순히 비싸고 유명한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넘어설 필요가 있는 것이다. 예술이 주는 감동과 통찰을 브랜드 이미지와 버무려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브랜드'로 각인시키고자 예술과 브랜딩하는 것은 아닐까? 그것이 이 책이 이야기하는 명품의 조건이다. 단순히 비싸고, 유명하기만 한 브랜드가 아닌,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진정한 브랜드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물건과 서비스가 아닌 삶이 명품이 되는 조건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을 듯하다. 예술이 삶에 대한 통찰을 담고 있다면, 삶에 대한 통찰을 가진 사람의 삶도 명품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결국 어떤 물건을 소유함으로써가 아닌, 어떤 삶을 살아냄으로써 명품은 증명되는 것이다. '명품을 사지 말고, 명품이 돼라'라는 말은 이렇게도 변주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브랜드의 역사와 예술과의 협업에 대해서 알 수 있어 유익한 책이었다.

 

 

 
 
 

1장 / 사랑으로 피어나다

* 샤넬라인, 2.55백, 트위드 자켓

샤넬은 장식을 과감하게 떼어내고 챙도 거의 없는 단아한 모자를 만들어 귀족들에게 찬사를 받았다. 그녀는 화려하게 과장하는 귀족적인 요소를 과감하게 버리고 자신만의 단아한 스타일을 창조했다. 또한 "여성의 몸을 자유롭게 하라"라는 자신의 철학을 옷에 담아냈다. 드레스의 거추장스러운 장식을 뜯어버리고, 바닥에 질질 끌리는 치마를 샤넬 라인(무릎 아래 5~10센티미터 정도 내려오는 길이)까지 자르고, 경박스러울 정도의 화려한 색상 대신 흰색과 검은색만 남겼다. 그녀는 경마장에서 기수가 입는 누비 재킷으로 가방도 만들었다. 겉감과 안감 사이에 솜을 넣고 무늬를 도드라지게 수놓은 퀼팅 기법으로 입체감을 살린 다음 손에 드는 짧은 가죽 끈 대신 어깨에 멜 수 있는 긴 체인을 달아 두 손을 자유롭게 했다. 이 가방은 여성의 두 손을 자유롭게 한 1955년 2월을 기념해 2.55백이라고 불린다. ... 샤넬은 영국의 웨스트민스터 공작과 스코틀랜드를 여행하다 궂은 날씨에도 승마를 즐기던 영국 귀족의 담요를 보고서는 트위드 재킷을 착안했다.

 

 

* 리바이스의 탄생배경 (37)

그는 행상을 다니면서 금광 채취업자들에게 천막이나 마차에 필요한 질긴 범포 천을 팔아 돈을 모았다. 어느 날 천에서 물이 샌다며 광부들이 험상궂은 얼굴로 우르르 몰려왔다. 당장 환불하든지 두들겨 맞든지 하나를 선택해야 했던 바로 그 순간, 리바이의 눈에 뜨인 것은 광부의 헤진 작업 바지였다. 그는 기지를 발휘하여 절대로 찢어지지 않는 바지를 만들어주겠다고 약속하고 간신히 위기에서 벗어났다. 쓰다 남은 천막 천으로 만든 투박한 바지는 쉽게 찢어지거나 헤어지지 않아 금세 소문이 났고 여기저기서 주문이 몰리기 시작했다. 자신감을 얻은 리바이는 청바지에 그 유명한 "찢어지면 새것으로 교환해준다"는 가죽 패치를 달아 자신이 만든 바지가 영원하다는 것을 보증했다.

 

 

* 롱샴의 플리아주 백 (46)

롱샴을 대표하는 플리아주 백은 말 그대로 접는 가방이다. 프랑스어로 플리아주는 '접기'라는 뜻이 있다. 창업자의 아들 필리프는 가벼운 보조 가방에서 영감을 받아 1993년 종이처럼 접는 가방을 개발했다. 여러 권의 책을 넣을 수 있는 크기지만 접으면 손바닥처럼 작고 귀여운 가방이 된다. 가죽 덮개에는 똑딱단추가 있어 접거나 펼 때 가방의 크기를 고정시킬 수 있다. 높은 실용성을 바탕으로 롱샴은 가방에 다양한 무늬와 색을 입혀 화려하게 변신시켰다.

 

 

2장 / 완벽을 추구하다

* 샤토 무통 로트실드의 아트라벨 (95)

샤토 무통 로트실드가 선택한 아트 라벨은 시각적인 아름다움만을 위한 결합은 아니었다. 로트실드 와인은 오랜 세월 숱한 시련을 이겨내고 결국 이 세상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맛과 향을 창조해냈다. 로트실드 와인과 만난 예술은 삶의 극적인 순간에 발산하는 위대한 상상력과 무한한 가능성을 더한 것이다.

 

 

* 일리 커피의 유래 (108)

 
일리의 맛을 가장 잘 경험할 수 있는 데미타스 잔

이탈리아 커피 일리는 1933년 프란체스코 일리가 창립한 브랜드다. 일리는 한결같은 맛과 향을 내는 에스프레소를 만들고 싶었다. 그 결과 색상, 밀도, 점도, 표면장력, 입자 크기, 거품의 크기와 지속력 등 60가지 변수를 찾아냈다. 이 변수들을 통제하기 위해 그는 증기 대신 압축공기를 사용하는 자동 장치인 일레타를 발명했다. 신선한 향을 보존하기 위해 커피를 담는 캔의 공기를 질소로 대체하는 새로운 질소압축공법도 개발했다. 언제 어디서나 최고의 맛과 향을 풍기는 완벽한 커피 한 잔을 제공하기 위해서였다.

 

 

3장 / 자유를 탐닉하다

 

* 겐조의 시작 (130)

일본의 기모노와 서양의 정장이 만나면 어떤 패션이 나올까? 겐조의 창업자 다나카 겐조는 그 절묘한 답을 어릴 때부터 만들어나가기 시작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일본의 한 작은 마을에서 누나와 함께 인형 옷을 만들며 놀던 소년은 누나가 즐겨보는 패션 잡지 '선 플라워'를 뒤적이면서 파리를 동경했고 열아홉 살 때 문화복장학원에 입학해 <피에르 가르댕> 쇼를 직접 보고 마음을 빼앗겨 버렸다. 그는 틈틈이 모은 돈으로 무작정 파리를 방문했고 1965년에는 아예 눌러 앉아버렸다.

 

 

* 귀족들의 여행 가방을 만들던 루이 뷔통의 시작 (143)

루이의 아들 조르주는 아무도 모방할 수 없는 독창적인 캔버스를 만들기로 결심했다. 조르주는 1896년 아버지에 대한 존경의 표시로 이름 첫 자인 L과 V를 겹친 무늬, 둥근 십자꽃을 담은 원, 뾰족한 십자별을 배열한 모노그램 캔버스를 만들었다. 이 캔버스에 등장하는 꽃과 병은 귀엽고 앙증맞다. 아버지 루이가 꿈을 찾아 고향을 떠나 파리로 갈 때, 이런 꽃과 별을 보면서 위로를 받고 의지를 다졌던 것은 아닐까? 이제 이 모노그램 캔버스는 루이뷔통의 상징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하고 있다.

 

 

* 명품의 신세계를 개척한 미우치아 프라다 (151)

왕실을 위한 가죽 가방을 만들어 100년 가까이 이어온 외할아버지의 프라다를 물려받은 미우치아는 명품의 조건을 새로 제시했다. 명품은 특별한 계급을 위한 것이 아니라 누구나 가질 수 있으며, 품위 있고 자연스럽게 자신의 존재를 드러낼 수 있는 일상적인 것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미우치아는 고급 가방은 가죽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외할아버지의 고정관념을 거부하고 방수 천의 하나인 포코노(Pocono) 나일론을 선택했다. 방수 기능이 뛰어나 군용 텐트나 낙하산으로 사용하던 포코노 나일론은 외할아버지가 만들던 고급 가죽 가방을 덮어두던 것이었다. 화려하고 고급스러운 천연 가죽을 소박하고 부드러운 나일론으로 대체해서 낙하산 천도 명품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 빠른 시도와 실패로 크게 성공한 유니클로 (163)

"빨리 실패하고, 빨리 깨닫고, 빨리 수습하는 것이 내 성공의 비결이다." 야나이 회장은 자신의 성공 비결은 실패를 빨리 인정하고 다시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실패라고 판단하면 단번에 손을 빼고 방향을 전환한다. 빨리 인정하고, 빨리 새로운 방향을 모색한다. 이것이 그의 1승 9패 전략이다. 아홉 번 지더라도 한 번만 이기면 된다는 자신감이다.

 

4장 / 환상에 빠져들다

* 비행에서 주행으로, BMW (186-187)

비행기가 착륙하면서 빠른 속도로 돌던 프로펠러는 BMW의 로고로 재탄생한다. 사실 BMW의 로고는 비행기의 프로펠러를 상징한다. 파란 하늘과 하얀 구름을 가르며 회전하는 프로펠러다. 이 멋진 로고는 자동차 앞과 뒤는 물론, 운전대와 바퀴에도 달려있다. "난 과거에 하늘을 날았던 비행기였다"는 기억을 각인시키는 가문의 문장인 셈이다.
 
 

* 스와치의 탄생 (239)

"강력한 과학기술을 여섯 살짜리 어린아이의 꿈과 결합시킬 수만 있다면, 기적을 창조할 수 있다." 하이에크는 기존의 비싸면서 무겁고, 차가우면서 무채색인 스위스 시계라는 이미지를 버리고 저렴하면서도 가벼운 플라스틱 소재에 화려한 색상의 매력적인 스와치를 만들었다. 스와치는 스위스 시계(Swiss Watch)이며, 장소와 스타일에 따라 다르게 착용하는 두 번째 시계(Second Watch)를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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