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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투자를 하는 사람에게 '마법공식'은 엄청나게 유명한 투자 전략이다. 조엘 그린블랏이 '주식시장을 이기는 작은 책'에서 소개한 이 전략은 쉽게 말해서 '좋은 회사를 싸게 사라'는 전략이다. 워런 버핏이 '위대한 기업을 적정 가격에 매수하라'고 설명한 것을 누구나 적용할 수 있게 하기 위해 이러한 전략을 개발한 것이다. 이 책은 조엘 그린블랏이 이야기한 마법공식을 비판적으로 분석한다. 그래서 '위대한 기업을 적정한 가격에 매수하는 것 보다는, 보통 기업을 싼 가격에 매수하는 것이 더 적정하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그 이유를 '평균 회귀 원리'로 분석한다. 저평가 기업이 평균 회귀 원리에 의해 가격이 상승하는 반면, 고수익 기업은 타 기업과의 경쟁으로 수익성이 저하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저평가'기업만 매수하는 전략이 저평가 고수익 전략 기업을 매수하는 전략보다 더 좋은 전략이라고 주장한다. 부록에서는 심혜섭 변호사와 강환국 씨가 이 전략이 한국에서도 통하는 것인지 분석한다. 이 책을 읽고서 독서노트를 작성해 보려고 한다.

 

(p.15) 투자 공부의 즐거움

아주 고통만 있었던 건 아니다. 다른 측면에서 기쁨을 찾았다. 배움에 대한 즐거움이다. 세상을 넓게 이해하고, 부족한 자신을 인정할 수 있어서 즐거워졌다. 나이가 들면 무언가를 목표로 체계적인 독서를 하는 경우가 드물다. 그러나 투자 덕분에 그런 기회를 얻었다. 

주식을 비롯한 투자 자산에 대한 공부를 한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왜냐하면 그 과정에서 내가 살아가는 세상에 대한 지식과 경험을 쌓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투자를 하는 나 자신에 대해서도 알아가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내가 얼마나 조급한지, 그리고 얼마나 비합리적인 사람인지 객관적으로 관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자체가 하나의 무형의 비경제적인 수익이라고 생각한다.

 

1장. 억만장자들의 역발상 투자 방식

(p.43) 가치투자가 초과 수익을 발생시키는 원리 : 평균회귀

평균회귀에 의해서 저평가 주식은 상승하고, 고평가 주식은 하락한다. 사람들은 평균 회귀를 예상하지 못한다. 대신 추세가 계속 이어진다고 본능적으로 추정한다. 평균회귀는 왜 발생할까? 미시경제학에서 제시하는 간단한 답은 '경쟁'때문이다. 고성장 고수익 사업에는 경쟁자들이 몰려들고, 그러면 사업의 성장성과 수익성이 잠식된다. 사업에서 손실이 발생하면 경쟁자들이 떠나고, 그러면 경쟁이 감소하여 남은 기업들은 다시 고성장 고수익을 누리게 된다.

흔히 저per, 저pbr 주식의 수익이 높다고 이야기한다. 그 이유는 기업의 가치(순이익, 순자산) 대비해서 낮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언젠가 기업의 가치를 알아본 투자자들이 가격을 앙등시키기 때문이다. 여기서 기업의 가치와 현재 가격의 차이를 바로 '안전마진'이라고 한다. 가치투자자들은 이러한 안전마진이 큰 주식을 선호하고, 가격이 가치에 수렴하는 것을 이용해서 초과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다. 

 

(p.50) 조엘 그린블랫은 훌륭한 기업을 적정 가격에 매수하는 버핏의 투자 전략을 약식으로 분석했다. 이 전략이 초과수익을 낸다고 밝히면서 '마법공식magic formula'이라고 불렀다. / 평범한 기업을 싼 가격에 매수하면서 초과수익이 더 나온다. 나는 이 전략을 '마법의 멀티플Acquirer's Multiple'이라고 부른다. 이는 수익성에 상관없이 가장 저평가된 주식을 매수하는 전략이다. / 수익성보다 안전마진(시장가격과 내재가격의 차이)이 더 중요하기 때문인 듯 하다. / 버핏은 이른바 경제적 해자moat(경쟁우위)가 있어서 수익성이 지속되는 주식을 매수한다. 그러나 해자 보유 기업을 찾기는 쉽지 않다. 그 이유는 세가지다. 해자를 보유한 기업은 드물다. 해자가 높은 수익성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해자는 영구히 지속되지 않는다. 

워런 버핏은 저평가 되어있으면서도 수익성이 높은 기업을 장기간 보유하는 투자전략을 활용한다. 그러나 일반인들은 버핏과 같은 투자전략을 활용해서는 수익을 거두기가 힘들다. 왜나하면 '수익성'이라는 것이 경쟁에 의해서 쉽게 침해되기 때문이다. 버핏은 수익성이 손쉽게 흔들리지 않는 '경제적 해자'가 있는 기업을 잘 찾지만, 우리같은 일반인들은 그렇지 못하다. 그러니 이 책의 저차는 '저평가'만을 고려하여 주식을 매수하는 전략을 추천하는 것이다. 

 

2장. 청년 버핏의 헤지펀드

(p.58, 63) 워렌버핏의 헤지펀드 전략 : 담배꽁초 전략(행동주의 투자자로서 버핏의 면모)

벤저민 그레이엄은 버핏에게 간단하면서도 강력한 투자 아이디어를 전수했다. 바로 1달러를 50센트에 사라는 것이었다. / 버핏은 자신이 뎀스터 밀에 투자했다는 사실을 밝혔던 바로 그 편지에서 본인이 사용하는 투자 전략을 설명했다. 단순 주식 투자는 평범하게 저평가된 주식에 투자하는 것이다. 워크아웃은 어떤 특별한 상황에 놓인 주식에 대한 투자를 의미한다. 이례적인 수준의 주주환원, 자사주 매입, 기업의 매각이나 청산 등이 그것이다. 만약 버핏이 단순 주식 투자 전략을 염두에 두고 투자한 주식이 아주 오랫동안 저평가된 채 머물러 있으면, 이 주식은 경영 참여 전략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 버핏은 지배권을 획득할 수 있을 때까지 계속 주식을 살 것이기 때문이다. 가격이 움직이지 않으면 버핏이 움직인다. / 버핏은 지배권을 취득할 수 있기에 본인이 윈-윈 포지션에 있다는 것을 잘 이해하고 있었다. 주가가 오르면 돈을 벌고, 떨어지더라도 더 많이 매수를 한 다음 원인을 치유해 돈을 버는 포지션이다.  

워런 버핏이 지인들로 부터 투자받아 시작한 그의 헤지 펀드는 연 50%에 달하는 수익을 올렸다. 그 이유는 그가 1달러를 50센트에 사는 전략, 즉 담배꽁초 전략을 이용했기 때문이다. 그는 재무제표 분석을 통해 기업의 가치에 비해서 현저히 낮은 가격에 거래되는 주식을 일단 매입한다 그리고 가격이 오르는지 여부를 기다린다. 그러나 일정 기간이 지나도 가격이 움직이지 않으면 그 주식을 공격적으로 매수한다. 기업의 경영권을 흔들 수 있을 정도로 주식을 매입하여 그 회사의 자산이나 사업구조를 정리한다. 그래서 주주들에게 이익을 분배하고 주가 상승을 유도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워런 버핏이 초창기 아주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었던 방법이다. 바로 행동주의 투자 방식인 것이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1) 워런 버핏이 행동주의 투자가였다는 사실과 2) 행동주의 투자가 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책에서 이야기한 것 처럼, 버핏은 그저 주식을 사서 기다리는 소극적인 투자가 인 줄 알았다. 그러나 그는 적극적으로 저평가된 주식을 매입해서 그 주식의 가치에 가격을 수렴시키는 전략을 실천했다.

 

(p. 245) 우리나라에서 워런 버핏이 나올 수 없는 이유, 한 쪽 날개가 부러진 새.

한국 자본주의는 날고 싶다.

미국과 우리나라는 토양이 다르다. 미국은 헤지펀드의 설립과 운영이 무척이나 자유롭다. / 우선 우리나라는 헤지펀드에 대한 규제가 엄격하다. 우리나라에서 미국의 헤지펀드에 비견할 수 있는 펀드는 '전문투자형 사모펀드' 또는 '경영참여형 사모펀드'이다. 우리나라에서 '전문투자형 사모펀드'는 어떤 기업의 지분을 10%넘게 취득하면 10% 넘는 지분에 대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 우리나라엔 버핏 방식의 헤지펀드가 설립되고 발전하기 위한 환경이 조성되어 있지 않다. / 단순 투자 전략은 경영 참여 전략과 함께할 때 더욱 강력하다. 우리나라 경제의 발전을 위해서도 두 전략을 이어서 쓸 수 있게 하는 편이 더 좋다. 경영 참여 전략을 써서 자본을 좀 더 생산적, 효율적으로 배치하면 주가는 상승한다. 

우리나라는 법률 제도상 '행동주의'투자를 할 수가 없게끔 되어 있다. 그래서 '단순투자전략'만 할 수 있고, '경영 참여 전략'은 할 수가 없다. 저자는 이것을 '비어버린 초식'이라고 이야기한다. 개인적으로는 이것이 기존 경영자들의 이익과 기득권을 유지시켜주기 위한 제도라고 생각한다. 지배주주의 지분이 다른 자본가에 의해 위협 받는 것을 방지 하기 위한 제도인 것이다. 고인 물은 썩는다. 설립자에서 2대, 3대로 내려가면서 경영 능력은 일천해지고 오너 일가의 사익만 편취하는 터널링이 극심해진다.  그 결과 피해는 소액 주주들, 이른바 개미들만 피해를 보는 것이다. 지배주주는 상속세를 낮추기 위해 주가의 저평가를 유도한다. 주주 환원 정책, 자사주 매입 소각 등 주가 상승의 호재가 되는 일을 하지 않는다. 상속세를 많이 내게끔 만드는 '제 살 깎아먹기'이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주식시장 전체의 자원은 비효율적으로 배분된다. 승자독식과 기득권 강화만 이루어지는 것이다. 어찌 보면 '경제 민주화'란 다른 것이 아니라, 이러한 후진적인 자본시장 재도가 개선되는 것일 수도 있다. 소액 주주들의 권리가 강화되고, 자본이 효율적으로 배분되는 것 말이다. 

 

4장 버핏: 훌륭한 기업을 적정 가격에 매수한다.

(p.85) 워런 버핏의 투자방식 변화 : 높은 ROE를 유지하는 독점력(해자) 있는 기업에 장기투자

과거에 버핏은 유형자산가치보다 낮은 가격에 주식을 매수하여 안전마진을 확보했다. 그러나 유형자산가치보다 높은 가격에 인수한 시즈는 유형자산가치보다도 많은 돈을 벌어들였다. 덕분에 시즈는 빠르게 성장하면서도 막대한 현금을 창출했다. / 시즈 투자를 계기로 버핏은 그레이엄의 가치투자개념을 넘어섰다. 버핏은 여전히 내재가치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주식을 매수하려 했지만, 내재가치 계산 방식을 변경했다. 버핏은 유형자산보다 기업의 수익력이 더 중요하다고 보았다. 그는 유형자산 이익률이 높을수록 기업의 가치도 높다고 평가했다. / 버핏이 말하는 좋은 기업은 높은 ROE를 유지하는 기업이다. 경제성이 좋아서 치열한 경쟁을 견뎌낸다. 훌륭한 경영자들은 사업에 불필요한 자본을 분배하여 ROE를 높게 유지한다. 이들은 해자를 강화하려고 항상 노력한다.

ROE가 높은 기업은 벌어들인 수익을 유보하지 않고 복리의 개념으로 투자한다. 그래서 수익성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예를 들어서 ROE가 20%인 기업은 100의 자본을 투자해서 1년차에 20%의 이익을 얻는다. 그리고 그 다음해에 이익을 전액 재투자한다고 했을 때, 24%의 이익을 얻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수익성이 길게 유지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역시 평균 회귀 원리가 작용하기 때문이다. 경쟁 기업이 출연하여 시장을 잠식하므로, ROE가 낮아지고 기업의 생애주기상 후반기에 접어든다. 그러나, 독점력(해자)가 있는 기업은 계획해서 높은 ROE를 유지하여 더 높은 수익성을 얻게 된다.  

 

6장. 마법의 멀티플

(p.110) 마법의 멀티플 = 기업가격 / 영업이익

기업 가격은 어떻게 계산하는가? 부채는 불리한 요소이므로 시가총액에 부채를 가산하여 기업가격을 계산한다. 현금은 유리한 요소이므로, 시가총액에서 현금을 차감하여 기업 가격을 계산한다. 우선주는 정해진 배당을 이자처럼 정기적으로 지급받으므로 채권과 비슷하다. 우선주도 불리한 요소이므로, 시가총액에 우선주를 가산하여 기업가격을 계산한다. 소수 지분은 소액주주들이 보유한 소량의 주식을 가리킨다. 기업을 모두 소유하려면 협상을 통해서 소수 지분도 인수해야 한다. 기업 가격을 계산할 때에는 소수 지분도 부채처럼 시가초액에 기산한다. 기업 가격이 마이너스라면, 그 기업은 공짜보다도 싸다는 뜻이다. 기업 가격이 마이너스인 기업을 인수하면, 오히려 (간접적으로) 돈까지 받게 된다. / 영업이익 = 매출액 - 매출원가 - 판매 및 일반관리비

마법의 멀티플은 이렇게 계산한다 : 기업가격(=시가총액 - 부채 + 현금 + 우선주 + 소수지분) / 영업이익. 이 지표는 퀀트 투자를 진행하는 사람들이 흔히 사용하는 PER을 더 정교하게 다듬은 전략이다. 단순히 시가총액만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해당 기업을 완전히 지배하기 위해서 필요한 부채, 우선주 등을 고려한 지표인 것이다. 

 

7장. 초과수익의 마법

(p.129) 마법의 멀티플이 마법공식, 순수한 찰리 전략을 이긴 이유 : 평균 회귀

마법의 멀티플 > 마법공식 > 순수한찰리

왜 마법의 멀티플이 마법 공식을 능가했을까? 평균회귀 때문이다. 고수익 기업들의 실적이 평균으로 회귀한 탓이다. / 순수한 찰리 전략은 마법의 멀티플 전략의 정반대이다. 오로지 수익성을 추구하므로, ROE를 가장 중시한다. 따라서 가격에 상관 없이 ROE가 가장 높은 30종목을 매수하는 전략이다. / 시가총액 5,000만 달러 이상 주식의 분석, 시가총액 2억 달러 이상 주식의 분석, 시가총액 10억 날러 이상 주식의 분석에서도 마법의 멀티플 및 마법 공식의 실적이 순수한 찰리를 능가했다. / 순수한 찰리도 나쁘지 않은 전략이다. 고수익 기업에 투자하는 전략도 효과가 있다. 그러나 가격도 살펴보는 마법 공식 전략에는 미치지 못한다. 물론 가격에만 주목하는 마법의 멀티플 전략이 가장 효과적이다. / 수익률 극대화의 열쇠는 평균회귀를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다. 즉, 안전마진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우리는 가장 저평가된 주식을 매수해야 한다. 다만 평균회귀가 작동할 때까지 생존하는 주식이어야 한다. 

 

10장. 새로운 영웅들의 대박 행진

(p.189) 마법의 멀티플이 수익을 창출하는 두가지 경로

애플은 마법의 멀티플이 얼마나 강력한 무기인지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마법의 멀티플 덕분에 저평가되고 억눌린 종류의 주식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마법의 멀티플을 사용하면 두 가지 방향으로 이익이 난다. 하나는 행동주의자들이 나타나 가치를 상승시키는 방향이다. 이때에는 급격하게 할인 폭이 줄어든다. 다른 하나는 평균회귀의 원리에 따라 상당한 기간에 걸처 점진적으로 주가가 오르는 방향이다.

한편 우리나라에서는 행동주의 투자가 쉽지 않은 구조다. 따라서 급격하게 주가가 상승하는 경우 보다는, 평균회귀의 원리에 따라서 상당 기간에 걸쳐 점진적으로 주가가 오르는 방식으로 이익을 볼 가능성이 높다. 

 

11장 심층 가치투자 기법

(p.193) 집중투자의 두 가지 특성

시장수익률을 원한다면, 시장 지수에 투자하면 된다. 그러나 초과수익을 원한다면, 다른 방법을 써야 한다. 저평가 주식을 사거나, 집중투자를 해야 한다는 말이다. 집중투자에는 두 가지 특성이 있다. 1. 집중투자 포트폴리오는 시장보다 변동성이 크다. 등락이 더 심하다는 말이다. 2. 집중투자 포트폴리오는 시장을 따라가지 않는다. 이른바 추적오차tracking error가 크다. 집중투자 포트폴리오는 시장이 상승할 때 하락할 수 있고, 시장이 하락할 때 상승할 수도 있다. 

초과 수익을 얻는다는 것은 초과 손실을 견뎌낼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높은 수익률의 이면에는 높은 손실 가능성이 있다. 기대가 높으면 실망도 큰 법이다. 그래서 주식 투자자들의 심리적 충격이 큰 것이다. 큰 기대를 했지만 큰 손실을 보니 더 충격이 큰 것이다. 그래서 주식 투자를 포기하는 사람이 많은 것이다. 큰 하락과 변동성을 경험하면 이 문구와 논리가 큰 위로가 된다. 오히려 주식 계좌를 들여다 보는 것을 줄이는 편이 더 현명하다. 수익과 손실을 반복하는 주식시장의 상황을 계속 지켜보면 스트레스만 받기 때문이다. 

전망이론에 따르면, 사람은 동일한 금액의 수익보다 동일한 금액의 손실에 더 큰 심리적 충격을 받는다. 예를 들어서 500만원의 이익을 보았을 때 얻는 기쁨이 300이라면, 500만원의 손실을 경험했을 때 얻는 충격은 800정도가 되는 것이다. 여기서 한가지 더 생각해 볼 것은, 소위 최대 낙폭(Max drow down)을 경험하게 되면, 단순히 800의 충격만 얻는게 아니라는 것이다. 고점 대비 최대 낙폭이므로, 300+800, 즉 1,100정도의 충격을 받는 것이다. 나는 이 글을 읽고 나서 내 핸드폰의 증권사 앱을 모조리 지워버렸다. 리밸린싱일에만 확인하기 위함이다. 어플을 지운지 약 3일 정도 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마음이 정말 편안하다. 누군가 했던 말이 생각난다. 아무리 MDD가 커도, 내가 계좌를 열어보지 않으면 MDD는 0이라는 말이다. 맞는 말 이기도 하다. 결국은 주식시장에서 오래 살아남는 것이 목표이다. 그러려면 심리적 충격을 줄이는 것이 필수적이다. 그러려면 주식 계좌를 보지 않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다.

 

(p.195) 투자자들의 유념사항

투자자들은 다음 사항을 유념해야 한다. (1) 저평가된 저성장주가 고평가된 고성장주보다 수익률이 훨씬 높다. (2) 저평가된 저성장주가 저평가된 고성장주보다 수익률이 높다. (3) 저평가된 저수익주가 저평가된 고수익주보다 수익률이 높다.

정리하면 이런 등식이 성립할 것이다. 저평가 저수익주(저성장주) > 저평가 고수익주(고성장주) > 고평가 고수익주(고성장주). 이렇게 되는 이유는 결국 '평균회귀' 때문일 것이다. 재무제표를 통해서 고수익(또는 고성장)을 확인한 시점에서는 이제 수익성이 낮아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주가도 하락하는 것이다. 

 

부록 3장. 장초의 나라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p.254) 지배주주의 터널링, 상속세 회피 비법

앞서 우리나라의 상속세는 최고세율이 50%, 최대주주 할증까지 포함하면 60%에 달한다는 사실을 설명했다. 이런 강력한 허들이 있는데도 우리나라의 기업엔 대부분 지배주주가 있다. 이게 어떻게 가능할까? 터널링(tunneling)은 지배주주가 사적 이익을 추구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마치 기업에 지하 터널을 뚫어 기업의 부를 빼 가는 것과 같기에 이런 말이 붙었다. / 정말 좋은 터널링은 지분 터널링이다. 비지배주주의 지분을 빼앗아 가는 터널링이다. 지분 터널링의 대표적인 방법은 지배주주의 지분이 높은 기업과 지배주주의 지분이 낮은 기업을 합병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우리나라의 법률은 터널링을 돕는다. 우리나라의 법률은 상장주식은 시가로, 비상장주식은 자산가치와 수익가치를 2대 3으로 가중평균한 값으로 주식의 가치를 평가하도록 하고있다. 따라서 지배주주는 합병할 때 자신의 지분이 낮은 상장기업의 시가를 낮게 유도한다. 그리고는 지배주주의 지분의 높은 비상장사와 합병한다. / 이런 법과 제도 덕분에 지배주주는 높은 상속세율에도 불구하고 2세, 3세, 4세까지 지배력을 유지하며 꾸준히 사적 이익을 취할 수 있다. 이 사적 이익으로 상속세 부담을 상쇄할 수 있기에 지배력은 계속해서 유지된다. 따지고 보면 지배주주의 상속세는 결국 비지배주주의 이익을 가져가 납부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부록 4장. 모든 문제의 근원, 세금

(p. 274) 우리나라에 장초가 넘쳐나는 이유, 상속세

우리나라는 상장주식에 대해 '시가'를 기준으로 상속세를 부과한다. 주식의 가격이 높으면 높을수록 더 많은 상속세를 내야 한다. 배당을 더 주고, 자사주를 매입, 소각하는 등 더 많은 주주환원을 해 주주가치를 높일수록 더 많은 상속세를 내야 하는 역설적인 상황이 펼쳐진다. 보수를 적게 가져가고 여타 사익을 적게 누려서 더 큰 이익을 내면 낼수록 더 많은 상속세를 내야 한다. 불필요한 현금을 보유하지 않고 자본을 더 효율적으로 배치하면 더 많은 상속세를 내야 한다. / 이 엄청난 중력의 근본적인 이유가 세금에 있다. 세금의 차이를 이야기하지 않고, 훌륭한 기업을 적정 가격에 매수하는 편이 나은지, 평범한 기업을 싼 가격에 배수하는게 훨씬 나은지를 논의하는 것은 본질을 외면하는 것이다.

 

한국에는 상속세라는 중력이 작용하고 있다. (출처 : 웹툰 <송곳>)

이건희 삼성회장이 별세했을 때 사람들은 그의 상속세가 얼마인지 관심을 많이 가졌다. 10월 별세한 이건희 회장의 기일을 2개월 전후한 주식 가격을 기준으로 상속세를 메기는데 약 19조원 가량 된다고 한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상속세를 최대한 낮추기 위해서 주식 가격을 낮게 유지하는데 전력을 쏟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저자는 우리나라가 '장초'의 나라라고 평가한다. 장초라는 것은 담배꽁초가 아닌 '온전한 담배'를 말하는 것이다. 워런 버핏과 벤자민 그레이엄이 담배꽁초 전략을 사용했던 것을 염두에 둔 표현일 것이다. 내재가치보다 훨씬 싼 가격에 거래되는, 그래서 안전마진이 확보된 기업에 투자하는 담배꽁초 전략을 빗댄 표현이다. 담배꽁초기업보다 온전하고 우량한 기업임에도 가치가 아주 낮게 평가된 기업들이 널렸기에, 우리나라가 바로 '장초의 나라'라는 것이다. 그리고 장초가 널린 배경에는 상속세라는 중력이 10배로 작용하는 배경이 있을 것이다. 

 

부록 7장. 어려우면서도 쉬운 우리나라 안전마진

(p.297) 중력 10배의 계왕성, 장초가 널린 나라, 가치투자자들의 개미지옥

안전마진을 추구하면서 내재가치까지 오를 것을 기대하는 건 우리나라에서 더욱 어려운 일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가치주들은 좀처럼 평균회귀하지 않는다. 우리나라에서 가치투자를 오랜 기간 실천해본 사람들은 실제 내재가치가 주가에 반영되어 이익을 실현한 경우가 생각보다 드물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안다. 이유 없이 오르거나, 엉뚱한 테마주에 속해 오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게다가 이렇게 오른 주가는 다시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의 주식시장은 중력 10배인 계왕성이다. 적대적 인수가 거의 불가능하고, 행동주의자의 압력이 잘 통하지 않는다. 그래서 내재가치가 아무리 높다고 해도 그 가치까지 주가가 오르기는 쉽지 않다. '극단적인 저평가'에서 '평범한 저평가' 사이를 오가는 경우도 많다. 그렇다고 해서 극단적인 저평가 주식이 평범한 저평가 주식보다 더 잘 오르는 것도 아니다. 순서대로, 공식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그러니 억울하지만 이론적인 내재가치가 아니라 코리안 디스카운트가 반영된 현실적인 내재가치를 감안해야 한다. 높은 상속세가 있는 한 지배주주는 주가가 높게 형성되기를 원하지 않는다. 터널링의 유혹도 끊이지 않는다. 잠시 오르던 주가가 제자리로 돌아가는 건 사실 당연한 결과다.

 


1. 행동주의 투자가 나쁘다는 선입견을 버리다.

이런 행동주의 말고...

행동주의 투자, 또는 사모펀드, 헤지펀드 등이 아주 탐욕적이고 투기적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이 책을 읽고 나서는 다른 관점을 가지게 되었다. 극심한 저평가에 놓여 있는 회사들의 지분을 매입해서, 자산과 자본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것이 행동주의 투자이다. 만약 내가 미리 그런 주식을 매입해서 기다린다면, 행동주의 투자자들이 나서서 주가를 상승시켜줄 것이다. 단, 중력 10배의 계왕성이 아닌 천조국에서나 가능하겠지만.

 

2. 이론과 현실의 과리

대한민국 주식시장은 중력 10배의 계왕성, 1.3배의 밀러행성이다. 평균회귀를 방해한다.

워런 버핏, 조엘 그린블라트, 토비아스 칼라일로 이어지는 논리와 투자 전략의 흐름에서 저평가 우량주보다는 그냥 저평가주가 더 수익이 높다는 것을 확인했다. 그리고 그 이유는 '평균 회귀'라는 것을 이해하였다. 그러나 이것은 이론일 뿐이다. 상속세를 피하기 위한 터널링 등 각종 주가 하락 요인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평균회귀의 속도나 강도가 아주 낮게 실현된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 가치투자를 하려면 더 인내해야하고, 더 장기적으로 투자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물론 시간과 정신의 방을 거쳐나온 후에는 더 강력해지겠지만... 꼭 이렇게 힘든 길을 가야 할 지 의문이다. 다른 퀀트 전략이 있는데 꼭 이렇게 힘든 길을 가야 할까?

 

3. EV/EBIT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다.

퀀트투자를 진행하다 보면 자주 마주하게 되는 지표가 EV/EVITDA이다. PER을 좀 더 구체적이고 상세하게 다듬은 지표라고 알고 있다. 그러나 자주 보는 지표가 아니라서 종종 잊어버리곤 한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이 지표에 무려 '마법의 멀티플'이라는 멋진 이름을 붙여주었다. 그리고 이 지표가 그린블라트의 마법공식보다 더 좋은 지표라고 밀고 있기도 하다. 퀀트투자를 하는 입장에서는 이 지표만을 사용해서는 영 아쉬운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다른 퀄리티 지표를 활용해서 더 높은 수익을 낼 수 없는지 백테스트 해보았다.

 

이 책의 부록2편에서는 강환국 CFA가 마법의 벌티플의 수익성을 백테스팅해서 기재해 놓았다. EV/EVITDA가 낮은 20개의 종목을 매수, 주기적 리밸런싱 했더니 연환산 복리수익이 16.3%가 나왔다고 한다. 그의 책 '할 수 있다! 퀀트투자!'에는 마법공식2.0 전략이 있다. 이 책의 저자 토비아스 칼라일이 그린블랫의 마법공식 중 ROC 지표가 부진하다는 비판과 함께 다른 퀄리티 지표인 GP/A지표를 넣은 콤보 전략이다. 그래서 나도 그 전략을 퀀트킹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백테스팅해 보았다. 단순히 시가총액 하위20%(소형주) 중에서 EV/EBITDA가 낮고, GP/A가 높은 20개 종목을 14년간 분기별 리밸런싱했을때 이러한 수익률이 나오는 것을 확인해 볼 수 있었다. 이 책에서 EV/EVITDA 지표의 알파 창출능력을 확인했으니, 다른 퀀트 전략 수립시 참고해서 투자할 수 있을 법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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